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조선시대 국왕의 효성과 양로정책을 조명하는 ‘정조의 효성과 노인공경’ 작은 전시를 오는 7일부터 9월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조선의 국왕실에서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정조의 효성과 관련된 글과 글씨, 그림, 인장 등 14건 17점의 유물을 공개하여 정조의 왕실 웃어른에 대한 효성이 왕실차원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의 노인에 대한 공경으로 확산되었음을 소개하고, 또 비명에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정조는 대왕대비 김씨(정순왕후)가 50세,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가 60세가 된 1794년과 혜경궁 홍씨의 회갑인 1795년 두 해에 걸쳐, 두 왕실어른의 장수를 축원하고 효성을 널리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거행했다. 1794년 정조는 두 왕실어른의 경사를 축하하면서 전국의 장수한 노인을 조사해 벼슬을 내리고 이를 기록한 ‘어정인서록(御定人瑞錄)’을 간행하게 하였다. ‘인서록서(仁瑞錄序)’는 ‘어정인서록’ 간행을 위해 정조가 직접 짓고 쓴 서문의 초고이다.
‘인서연운시(仁瑞聯韻詩)’ 중 ‘정조와 호위신하들의 근체시 모음’은 「어정인서록」의 발간을 기념한 연회에서 정조와 24명의 신하들이 작성한 시를 모은 것으로 참가자들의 꾸밈없는 필치를 보여준다. 정조의 친필로 이루어진 ‘인서록서’와 ‘인서연운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자료들이다.
1795년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한 화성행차에서 열린 회갑잔치에서 정조가 짓고 부른 음악의 가사(악장)와 ‘회갑 잔치 그림’․‘경로 잔치 그림’이 포함된 ‘정조의 수원 화성 행차 그림 병풍(華城行幸圖屛)’ 도 함께 소개된다.
아울러,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효성을 알려주는 유물들도 전시된다. ‘효손(효성스러운 손자)’이란 글자를 새긴 은인과 ‘세손에게 내린 글(諭世孫書)’은 왕세손 정조가 ‘승정원일기’에 실린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기사를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하며 올린 상소를 읽고 감동한 영조가 정조에게 내린 인장과 글이다.
1785년 정조의 명으로 간행되어 사도세자의 사당인 경모궁에 봉안한 ‘궁원의(宮園儀)’는 정조가 즉위 직후 경모궁과 영우원으로 승격시킨 사도세자 사당과 묘소에서 치러지는 의식과 관련된 물건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의식 절차를 기록한 책이다. 경모궁 봉안용 책이었기에 표지를 남색 구름무늬 비단으로 감싸고 붉은색 실로 묶어 아름답게 꾸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