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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 기록 흉년에 대구 울상

대회 타이기록 1개가 전부…‘데일리 프로그램의 저주’도 화제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기록 흉년과 이변에 울상을 짓고 있다. 30일 오전까지 대구에서는 총 22개의 신기록(타이기록 포함)이 나왔지만 이 가운데 18개가 국가 신기록(NR)이다. 나머지 4개 중 3개도 올 시즌만 놓고 본 최고기록(WL)일 뿐이다. 범위를 세계선수권으로 제한한 대회 신기록(CR)은 발레리 아담스(뉴질랜드)가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21m24를 던져 대회 타이기록을 세운 것이 유일하다. 2009년 베를린에서 3개나 작성됐던 세계 신기록은 이번 대회에서 전무한 상황이다. 대회 전부터 걱정거리였던 각 종목 스타들의 불참이 우려대로 기록의 하향 평준화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의 간판 스프린터 타이슨 게이가 고관절 수술 여파로 나서지 못했고 아사파 파월(자메이카)도 대구 도착 이후 허벅지 통증이 재발하는 바람에 출전을 접었다. 이들이 빠진 남자 100m는 세계기록(9초58) 보유자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실격 쇼크까지 더하면서 맥 빠진 레이스로 전락하고 말았다. ‘행운의 금메달’을 딴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의 기록은 9초92에 머물렀다. 남녀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와 폴라 래드클리프(영국)도 베를린 마라톤 준비에 전념하느라 세계선수권을 걸렀다. 남자 400m의 강자 제러미 워리너(미국)와 남자 세단뛰기의 금메달 후보 테디 탐고(프랑스) 역시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마저 러닝화를 벗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서 5,000ㆍ1만m를 연속으로 석권하면서 ‘장거리의 우사인 볼트’라는 별명을 얻은 베켈레는 지난 28일 열린 남자 1만m 결선 도중 장딴지 통증으로 중도 기권했다. 대회 마지막날 5,000m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베켈레는 30일 에이전트를 통해 출전 포기 의사를 밝혔다. 내년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스타들은 베켈레처럼 이번 대회에 미련을 버리고 일찌감치 올림픽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경기 안내 책자의 표지를 장식한 선수들이 공교롭게도 줄줄이 탈락해 뒷얘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조직위원회가 매일 오전 배포하는 ‘데일리 프로그램’의 표지 모델이 당일 경기에서 어김없이 탈락의 고배를 든 것이다. 1일차 모델인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최강자 스티븐 후커(호주)는 예선 탈락으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어 2일차 표지에 사진이 실린 볼트와 3일차 모델인 남자 110m 허들의 다이론 로블레스(쿠바)도 각각 부정 출발과 진로 방해로 나란히 실격 처리돼 ‘저주’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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