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보 부도 금융권 파장/법정관리땐 부채 고스란히 떠안아

◎46개 금융기관 연루 대부분 큰 피해○…한보그룹이 부도처리됨에 따라 총 5조원대의 여신을 안고 있는 금융권이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보에 대출, 지급보증, 어음할인 등의 형식으로 여신을 갖고 있는 금융기관은 총 46개. 은행권에서는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을 비롯해 산업, 조흥, 상업, 한일, 서울, 외환, 한미, 하나, 보람, 동화, 주택, 부산, 제주, 경남, 강원, 충청, 농협 등 18개. 종합금융사들은 경남, 나라, 동양, 한솔, 새한, 제일, 신세계, 영남, 신한, 엘지, 대한, 경일, 대구, 삼삼, 울산 등 17개. 보험사들은 동아생명, 제일생명, 중앙생명, 태양생명, 한국보증보험, 대한보증보험 등 6개, 증권사는 장은, 산업, 대우증권 등 3개사, 할부금융사는 AM파이낸스, 한화파이낸스 2개 등이다. 부도후 처리방안으로는 법정관리가 거의 확실해 금융기관들은 막대한 부채를 고스란히 떠 안게 됐다. 법정관리 동안에는 모든 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원금은 물론 이자도 받지 못한다. 금융권 별 영향을 보면 역시 타격은 은행권에 집중될 전망이다. 당장 부도처리후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 가면 시중은행들은 이자손실은 물론 부실여신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으로 엄청난 악영향을 받는다. 은행의 운용자산이 줄어 대출도 줄일 수밖에 없고 지급청구에 응하기 위해 고금리의 악성자금도 끌어 들여야 한다. 은행수지가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특히 1조원 규모의 여신이 있는 제일은행은 우성, 유원부도에 이은 한보그룹의 부도로 『재생 불가능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제일은행은 지난 80년대 초반 장령자 사건으로 위기에 빠진 조흥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다른 시중은행들이 협조예금을 해 줬던 것과 같은 도움도 이제는 OECD가입 등에 따라 받기 힘든 상황이다. 8천억원이 물린 산업은행역시 국책은행이지만 여신액이 엄청나 타격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동안 대형 부도사건에 깊이 개입되지 않았던 조흥은행과 외환은행역시 각각 5천억원, 4천5백억원 규모의 부실여신을 떠안게 돼 손익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한보철강에 대한 보험사 대출규모는 3백93억원선에 불과하지만 지급보증까지 합칠 경우 9백98억원에 이른다. 회사별로는 제일생명이 2백80억6천만원을 빌려줘 가장 많은 대출규모를 기록했으며 태양생명 55억원 중앙생명 30억원 동아생명 17억원 등의 순. 그러나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직장인저축보험 또는 종업원퇴직보험 등 자체상품과 맞물려 대출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설사 최악의 상황까지 간다 하더라도 보험사들의 피해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안의식·이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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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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