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물거래소 개장] 파생상품시대 '활짝'

세계 최초의 선물거래는 1848년 미국의 곡물상인들이 시카고에 상품거래소(CBOT)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그해의 밀작황을 예측할 수 없었던 농부와 곡물상인들이 수확하기 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밀을 거래하면서부터 선물거래가 시작된 것이다. 밀이 풍작이면 밀값이 떨어질 것이고 흉작이면 값은 오를 것이다. 풍작인지 흉작인지 미리 알수 없는데서 선물거래의 여지가 생겼다. 「모 아니면 도」라는 우리말이 있는데 선물거래는 개나 걸 정도로 미리 성과를 정해두는 의미가 있다. 즉 밀값이 수확기에 어떻게 변하더라도 지금 정한 가격에 일정수량의 밀을 장래 어느시점에 인도·인수하기로 약속한것이다. 실물의 인도와 대금수수는 매래에 하되 가격은 지금 고정시켜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앤 것이다. 오늘날 국제금융시장에서 선물거래는 밀, 옥수수, 석유, 금, 은등 상품을 대상으로한 것과 금리, 환율, 주가지수등 무형의 금융상품을 대상으로 한 것까지 다양하다. 국내에서도 지난 96년 증권거래소에서 주가지수선물거래를 시작, 금융상품 선물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은행, 기업, 개인들은 주가, 금리, 환율의 변동에 따라 엄청난 손실을 볼 수 있는 위험에 처해있다. 실례로 IMF직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수조원의 환차손을 입었다. 또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면 환율변동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주가가 올라도 환율에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물거래는 이같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피할 수 있는 현재까지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용어사전에서 선물(先物)을 찾아보면 영어로 「FUTURES」라고 돼 있다. 미래를 뜻하는 「FUTURE」에 「S」를 붙여 복수형으로 만든 말이다. 미래라는 추상적인 것을 하나, 둘 하는 식으로 셀 수 있는 것처럼 표현돼 있다. 선물거래는 불확실한 미래를 가능한한 확실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고안된 금융거래 기법이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일반적으로「FUTURE」라는 영어단어에는 「S」를 붙이지 않는다. 그러나 선물거래 기법을 이용해 현재화된 미래는 「S」를 붙여서 수치화할 수 있도록 했다. 선물거래는 결국 보이지 않는 미래의 위험을 눈으로 보고 숫자로 셀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명수 기자 ILIGHT3@SED.CO.KR

관련기사



정명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