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의 지분경쟁이 차기 전경련 회장 추대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당초 재계는 강신호 현 회장의 세번째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동아제약에서 지배권이 바뀔 수 있는 첨예한 경영권 다툼이 생겨 강 회장 연임 전망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 회장은 명예와 품위가 무엇보다 중요한 자리. 하지만 최근 강 회장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 나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오너십(또는 대표이사 자격)을 상실한 채 재계 수장격인 전경련 회장단직을 수행한 전례는 없다. 실제로 지난 2005년 6월 이용태 전 삼보컴퓨터 회장의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자 스스로 전경련 부회장직을 사퇴했다. 또 2003년 10월 사법처리에 직면한 손길승 전 전경련 회장 역시 자진 사퇴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 총회가 열리는 다음달 9일 공표 전에 내부적으로 새 회장을 추대해야 한다”며 “2주가량 남았는데 만약 강 회장이 경영권을 상실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추대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재계 주변에서는 이와 관련, 조석래 효성 회장을 새로운 유력주자로 꼽는 분위기다. 이건희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들은 개인적인 이유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차기 회장직을 고사해왔다.
또 여타 그룹 회장들도 임기 말 대선정국의 불확실성과 현 정부의 반기업 규제정책 등을 이유로 선뜻 회장직에 나서지 않고 있다. 35년생으로 올해 만 71세가 된 조 회장은 그동안 전경련 회장직에 대한 희망을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4대 그룹의 한 고위임원은 “강 회장이 동아제약 지분다툼 등으로 전경련 회장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며 “관례에 따라 연장자가 차기 회장에 추대되는 게 순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