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명우기계공업/부도위기 감량경영으로 극복(중기 홀로서기)

◎기계대금 회수지연에 어음부도까지/대기업 판로개척 신보도움 고비넘겨/왕겨 등 활용 환경분야 사업확대 야심인천 남동공단의 산업용 기계업체인 명우기계공업의 임청기 사장(41)은 올해봄 경영자에서 일반직원으로 내려앉을 뻔했던 절박한 경험을 갖고 있다.그 당시 림사장은 극심한 자금 부족으로 부도위험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회사를 포기하고 아예 다른 사람에게 넘길려고 했던 것이다. 엔지니어출신으로 기술에 대한 집념이 강한 림사장은 남에게 회사를 팔아넘기더라도 자신은 그냥 직원으로 회사에 남고 싶었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명우기계가 올해초 이처럼 위기에 몰렸던 것은 납품했던 기계가 대기업으로부터 뜻하지 않은 클레임이 걸리는 바람에 1억4천만원의 대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계의 하자부분에 결코 승복할 수 없었던 림사장은 기술자들을 총동원 6개월이 넘게 멀리 광주와 인천을 오가며 문제 해결에 매달렸지만 아무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결국 아직까지 돈을 한푼도 받지 못했다. 여기에다 지난해말부터 1억5천만원이 넘는 부실채권이 쌓이면서 2월에는 거래처로부터 받은 어음 3천5백만원이 부도를 낸 사태가 발생했다. 임사장은 계속되는 자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부도어음을 1개월이 넘도록 환매하지 못했고 주거래은행으로부터 사고기업으로 규정되고 말았다. 당시 명우기계는 운전자금 부족으로 종업원들에게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채 사실상 조업 중단의 상태로 빠져 들었다. 당장 3월말에는 5천만원의 어음 상환을 앞두고 있던 터라 사실상 부도는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림사장은 직원회의를 열어 이같은 위기상황을 토로했고 제3자 인수쪽으로 해결방향을 잡고 사방에 수소문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신용보증기금 남동지점은 임사장과 함께 다른 방법을 통한 회생방안을 찾아 나섰다. 다행히 주변에서 림사장을 돕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임사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인천의 집(감정가 1억3천만원)을 매각키로 하고 이를통해 일부 현금을 미리 확보할 수 있었다. 급한대로 만기 이틀전에야 지급어음 도래분을 간신히 결제할 수 있었다. 신보측은 가압류를 해제함으로써 부동산 거래가 가능하도록 뒷받침해 주었다. 3월말의 위기를 넘긴 이후에도 받을 어음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 바람에 그후에도 몇번의 아슬아슬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또 시급한 은행 채권을 갚기위해 종업원들을 설득, 정상조업때까지 임금을 받지않고 근무해줄 것을 약속 받았다. 그때 명우기계는 1억9천만원어치의 주문을 확보해놓고 있던 터라 자금위기만 넘기면 정상화가 가능할 수 있었다. 임사장은 경영 혁신에도 발벗고 나섰다. 원가 절감을 위해 인천공장의 자체 생산을 줄이는 대신 외주생산비중을 크게 늘려 나갔다. 안정적인 거래를 위해 대기업에 대한 판매를 점차 확대했다. 불필요한 인력을 줄이는 등 감량경영도 빼놓을 수 없었다. 또 출근시간을 앞당기고 그동안 말로 하던 것을 모두 서류로 대체해 책임감을 높이는 등 다각적인 생산성 향상작업을 전개했다. 이같은 피나는 노력에 힘입어 명우기계는 서서히 정상화의 단계에 진입했다. 임사장은 그후 일체의 어음 발행을 중단했으며 그동안 지급됐던 어음을 3개월이 지난 6월말에는 모두 상환, 마침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명우기계공업은 사실 통상산업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로부터 각각 유망선진기술기업, 유망중소기업으로 각각 선정받을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임사장은 『돈보다는 기술쪽에 오히려 더 큰 애착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 폐타이어나 왕겨 등을 활용하는 환경분야쪽으로 사업방향을 맞춰나갈 계획』이라고 사업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국내의 열악한 분체공학기술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그동안 틈틈히 익혀온 나름대로의 기술 노하우를 담은 한권의 책자를 직접 펴내고싶은 꿈을 가슴속에 품고있다.<정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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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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