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외국 백신 국내 보안 시장 급속 잠식

러 엔진 탑재 'PC그린'등 이용자수 1,200만명 넘어<br>네트워크 장비는 시스코등이 50% 이상 장악<br>휴대용 기기등으로 확대… 국내산업 위축 우려


외국 백신 국내 보안 시장 급속 잠식 러 엔진 탑재 'PC그린'등 이용자수 1,200만명 넘어네트워크 장비는 시스코등이 50% 이상 장악휴대용 기기등으로 확대… 국내산업 위축 우려 임지훈 기자 jhlim@sed.co.kr 외국산 백신이 한국 보안 시장을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잠식하고 있는 영역도 PC, 네트워크, 휴대용 기기를 가리지 않고 확대됨에 따라 국내 보안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업체들이 외국 회사의 백신 엔진을 들여와 무료로 서비스하는 백신 이용자수가 급증했다. 러시아, 루마니아 업체의 엔진을 각각 실어 NHN, 이스트소프트가 서비스하는 'PC그린', '알약' 등의 사용자수는 지난 3월 1,000만명을 넘어 4월에는 1,200만명을 돌파했다. 지금까지는 국내 PC 보안 시장을 안철수연구소가 50~60%를 차지하고 있지만 무료 백신 이용자수가 늘어날수록 한국 보안업계의 대표격인 안연구소의 입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안연구소 외에 하우리, 뉴테크웨이브 등 국내 회사들이 시만텍, 맥아피 등 외국 업체들과 국내 PC 보안 시장을 놓고 다투고 있지만 이들 업체의 백신도 해외업체의 엔진을 기반으로 백신을 만들어 온전한 국산이 아니다.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는 "외국산 백신으로 국내 보안 산업이 위축되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정작 국가 보안 위기 발생시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장비 쪽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통합위협관리(UTM), 방화벽 등의 분야를 포티넷, 시스코시스템 등 외국 업체들이 50% 이상 장악하고 있는 반면 국내 업체들은 공공분야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1~2년 전 새롭게 시장이 형성된 휴대용 기기 백신도 마찬가지다. 실제 닷큐어는 미국 업체의 보안USB를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보안USB 시장은 국가정보원의 보안적합성 심사가 국내 업체에 유리하게 적용돼 아직 국산 제품 점유율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휴대폰용 모바일 백신은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안연구소만이 자사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있는 '심비안' 운영체제가 탑재된 노키아 등의 휴대폰 제조사에는 아직 백신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심비안 내장 휴대폰이 국내에 출시된다면 이 시장을 외국업체에 내줄 가능성이 높다. 휴대용 기기 백신 시장은 네트워크의 발달에 따라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 업체들이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에 제품을 내놓는 것은 뛰어난 인터넷 인프라를 갖춘 한국을 테스트 베드로 삼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재명 뉴테크웨이브 사장은 "현지화된 백신은 이미 외국 백신이 아닌데다 외국산이라고 다 나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한국 제품 성능이 외국산 백신에 비해 어떤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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