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통 큰 개미들 '조마조마'

1억이상 뭉칫돈 주문… 선물시장서도 '기관같은' 거래<br>단기매매 치중… 증시변동성 확대 우려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통 큰’ 베팅이 급증하고 있다. 현물시장에서 1억원 이상 뭉칫돈 주문이 늘고 주식선물 시장에도 ‘기관 같은 개미’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개미들의 ‘겁 없는’ 투자는 올해 대규모 펀드 손실을 주식시장에서 한번에 만회하려는 조급함과 지수급락에 따른 저가매수 기대감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주로 개인들이 단기매매에 치중한다는 점에서 투자리스크가 크며 증시의 변동성을 더 높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방에 만회(?)” 대량매매 급증세=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개인투자자의 하루 평균 주문건수가 221만건으로 기관과 외국인을 포함한 전체 주문의 79.65%를 차지했다. 개인 주문건수는 1월 148만건보다 49.5%나 급증했다. 특히 개인들의 1억원 이상 대량주문도 1월 하루 평균 7,719건에서 9,243건으로 늘었다. 또 개인당 1만주가 넘는 대량주문도 하루 평균 3만517건으로 1월 대비 139.5%나 폭증했다. 증시급락으로 주가가 싸진데다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한 큰손들의 뭉칫돈이 시장에 속속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지수가 1,000선대로 급락한 지난달 이후 24거래일 동안 현물시장에서 개인은 14거래일 순매수를 보였다. 이로써 전체 거래대금 중 개인의 비중은 11월 말 현재 62.84%로 1월에 비해 15.16%포인트나 늘었다. 개인들의 증시참여가 늘면서 주식을 하루에도 여러차례 사고파는 손바뀜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코스피 상장주식 회전율은 36.27%로 지난해 7월(40.55%)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증권사들은 거래수수료 수입 등이 증가하자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도 개인이 ‘큰손’, 변동성 확대 우려=주식선물시장도 개미들에게 ‘접수’됐다. 지난달 선물시장에서 개인의 매매비중은 42.86%까지 치솟았다. 개인의 선물시장 거래비중은 올해 초만 해도 30% 후반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기관과 외국인이 소극적 매매에 나서고 있는 사이 변동장을 겨냥한 개인의 ‘선물 플레이’가 급증했다. 이미 개인들은 10월 말부터 그동안 선물시장의 최대 세력이었던 기관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따라서 단타에 치중하는 개인들의 특성상 변동성이 증폭되면서 결국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왝더독’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선물투자에 뛰어든 개인 전업투자자 정모씨는 “지수가 1,300 정도일 때는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를 접고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선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주식선물은 현물과 달리 향후 지수하락을 겨냥해 선물매도를 계약하면 하락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선물은 현물에 비해 거래단위 금액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기관화된 개인’들이 ‘작전성 매매’에 치중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100~500계약의 선물매도를 하면 곧바로 프로그램 매도로 연결되면서 현물지수는 밀리게 된다. 이럴 경우 현물시장에서 주식을 싸게 사들여 차익을 노리고 다시 선물 매수에 나서는 패턴을 구사하는 것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선물시장에서 개인 중심의 투기적 거래는 현물시장의 급등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코스피가 일정한 방향 없이 지지부진한 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 요인으로도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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