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ㆍ日 획기적 디플레대책 마련

이라크전의 조기 종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에 디플레 압력이 더욱 강해지면서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당국이 이를 타개 위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계획에는 금리조정 외 국채 매입, 통화공급 확대, 자산담보부증권(ABS) 매입 등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경기 부양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미 FRB, 국채 매입과 통화공급 확대 카드 제시=미국의 통화정책을 조율하고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 행정부의 각종 재정 확대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침체 양상이 심화되자 금리인하 외의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 FRB는 우선 당장 미 장기 국채의 대량 매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FRB가 시중 은행들을 통해 보유해 온 단기 국채를 처분하는 대신 장기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장기 금리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FRB가 경제 안정을 위해 모색하고 있는 또 하나의 방안은 시중은행에 자금을 대량 공급해 간접적으로 시장 통화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전문가들은 FRB가 지난 2년 동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왔으나 그 효과가 실질적으로 가시화되지 않자 공개적으로 금융시장 활성화를 통해 더욱 적극적인 조치들을 모색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FRB는 9ㆍ11 테러 발생 다음날 하룻동안 시중은행을 통해 총 460억 달러를 공급하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한 바 있다. ◇BOJ는 기업에게서 ABS, CP 매입 검토= 장기 디플레라는 원초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이라크전과 사스의 영향까지 겹치자 일본 경제도 새로운 경기 부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 일본 중앙은행(BOJ)이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빠르면 내달부터 기업들이 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9일 보도했다. 특히 단기 유동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을 위해서는 기업어음(CP) 매입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BOJ는 그간 국채시장 개입을 통해 시중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해 왔으나 부실채권에 시달리는 일본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 맞추기 작업으로 정작 기업에 필요한 자금은 제대로 수혈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사실상의 제로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공급이 시장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자 BOJ가 기존 방식에서 탈피,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곧 바로 공급할 수 있는 이례적인 방안을 강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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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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