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해 12월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 절상 등에 따른 수출증가 둔화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중국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그러나 지난 한해의 무역액은 사상 처음으로 4조달러를 돌파해 중국이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사상 최대 무역대국으로 올라섰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0일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12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늘어난 2,07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1,821억달러로 8.3% 증가해 무역총액은 6.2% 늘어난 3,898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출 증가폭은 직전달인 11월의 12.7%보다 낮아진 수준이고 시장 예상치인 4.9%에도 못 미쳤다. 12월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56억4,000만달러로 집계돼 시장의 예측치인 321억5,000만달러보다 24.3%나 낮았다.
지난해 중국의 연간 수출입 총액은 4조1,603억달러로 전년보다 7.6% 증가했다. 중국의 수출입 총액이 4조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출은 2조2,100억달러로 7.9%, 수입은 1조9,503억달러로 7.3% 각각 늘었다. 누적 무역흑자액은 2,598억달러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무역은 10.9%, 미국과 유럽연합(EU)과의 무역은 각각 7.5%, 2.1% 늘었다. 홍콩과의 무역은 17.5%나 급증했다.
이에 반해 중국과 일본의 무역은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아사히신문은 지난 2012년 미국에 불과 156억달러 뒤처지며 무역총액 2위를 차지한 중국이 지난해에는 최초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12월 수출증가율 둔화에 대해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홍콩을 통한 수출 부풀리기가 나타나지 않았고 예상보다 급격히 둔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리우스 코왈스키 크레디아그리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급격히 둔화될 것이란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해 중국과 아시아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12월 수입이 늘어난 것은 중국 내 내수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회복과 중국 내 임금상승, 위안화 절상 압박은 올해 수출전망을 어둡게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순준웨이 HSBC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 시장의 회복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중국 수출업체들의 실적개선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중국의 부실채무 문제가 장기화하며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특히 "일본이 버블 시기에 형성된 은행권 부실채무를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년이나 됐고 누적 손실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달했다"고 강조하며 중국 내 부실채권 문제도 앞으로 상당기간 중국과 아시아 금융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중국 정부가 부실채무를 정리하고 지방정부의 신규 차입을 옥죄는 과정에서 장기금리 상승을 유발하며 신용경색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