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20일 서울 지하철 9호선에 투자하는 시민공모펀드가 출시될 예정이다. 만기는 최대 7년으로 긴 편이지만 원리금 지급이 사실상 보장되면서 시중은행보다는 다소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지하철9호선특별자산펀드' 운용을 담당하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시중은행 등 판매사들과 오는 20일을 목표로 펀드 판매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당초 이달 13일부터 판매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세부사항 조정 때문에 판매일이 다소 늦춰졌다.
'신한BNPP서울시지하철9호선특별자산펀드'는 서울시 지하철 9호선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특별자산 공모펀드다. 기존 지하철 9호선의 대주주였던 맥쿼리 등이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서울시가 국내 금융사들을 새 주주로 맞이하면서 1,000억원 규모의 시민공모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에 판매되는 펀드는 만기별로 총 4개로 나뉜다. 만기는 4ㆍ5ㆍ6ㆍ7년으로 각각 250억원씩 모집하며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모집기간이 정해진 단위형 펀드로 최초 모집일로부터 1주일간 판매된다.
수익률은 평균 연 4% 중반대로 현재 은행 시중금리보다 높은 편이다. 4개 펀드의 연 수익률은(펀드 설정 후 1년 경과 기준) 4년 4.19%, 5년 4.29%, 6년 4.40%, 7년 4.50%로 분기별로 수익을 지급할 예정이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이 영업환경 변화로 현금흐름이 악화된다고 하더라도 신용등급이 AAA인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지급을 보증하기 때문에 원리금 손실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만기가 최대 2021년인데 이 기간에 금리가 5% 수준까지 오른다면 이 펀드에 투자하는 게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다"며 "다만 원금이 큰 변수가 없는 한 보장되고 분기마다 수익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어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싶은 투자자의 경우 가입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 펀드가 만기까지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펀드라는 점이다. 다만 환금성을 고려해 자본시장법에 따라 설정일 이후 90일 이내에 한국거래소에 상장된다. 1좌당 가격은 1,000원으로 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1만주를 보유할 수 있다. 급전이 필요한 투자자의 경우 펀드 매수 의향자가 나타나면 필요한 만큼 주식시장에서 매도할 수 있다. 펀드에 가입할 때보다 낮은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에 원금 손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수수료는 저렴하다는 평가다. 판매사가 펀드 가입시 떼가는 선취판매수수료는 만기에 따라 0.7~0.9% 수준이다. 연초에 판매됐던 특별자산펀드인 패러렐유전펀드 판매수수료가 3%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낮은 편이다. 총 보수(운용보수+판매보수+신탁보수 등)도 첫 가입 후 1년까지는 0.27%, 이후부터는 연 0.02% 수준으로 채권형 펀드 평균 연 보수 0.474%보다 훨씬 낮다. 신한BNP파리바운용의 경우 펀드 설정 이후 1년만 0.25%의 운용보수를 떼가고 이후부터는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다.
다만 유전펀드나 선박펀드와 같은 실물펀드와 달리 세금혜택은 없다. 투자자는 배당소득에 대해 15.4%의 소득세를 물어야 하고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을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