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를 위해 법 테두리 안에서 모금한 돈을 알토란같이 챙기고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제공하는 금고지기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문학진(53)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은 정동영 후보의 대선 살림살이 총책임자다. 총무본부장은 조직과 자금을 총괄하는 선대본부 핵심 자리다. 정 후보가 이처럼 비중 있는 자리에 그를 앉힌 것은 문 본부장의 개혁 마인드와 일 처리 능력, 투철한 신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부터 정 후보 사람은 아니었다. 당 대선 경선기간 공동 선대위원장인 김근태 후보를 지원하다 김 후보가 후보를 사퇴한 뒤 정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경기 하남 출신인 문 본부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당이 처한 현실이 너무나 열악하다. 자금이 바닥 났다. 금고가 빈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치열한 당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면서 진 빚만 떠안았다. 정 후보의 지지율도 여전히 낮다. 그야말로 앞길이 캄캄하지만 문 본부장의 의지와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당이 혼연일체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며 “유권자들이 차츰 국가지도자로서 정 후보의 비전과 능력ㆍ경쟁력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될 것이고 그러면 상황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받은 460억여원의 국고보조금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는 시점인 오는 28일쯤 116억~117억원, 대선이 끝난 뒤 내년 2월쯤 선거비용 정산 명목으로 350억원이 당에 들어온다. 국고보조금은 이미 정해진 것인 공식 선거운동 이전에 쓸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은 특별당비와 일반당비를 당원들로부터 모금하는 데 총력을 쏟고있다. 또 내년 2월 국고보조금이 나올 때까지 부족한 자금을 차입하기 위해 지난 9일부터 당 소속의원 140명을 대상으로 1인당 3,000만원씩 신용대출을 받는 서명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는 대학 시절 유신과 군부독재 반대운동에 참여, 제적과 무기정학을 받는 등 10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1984년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의 이 같은 ‘투쟁’ 경력은 사회생활에서 부담이 됐다. 졸업을 앞둔 1983년 조선일보 수습기자로 수석 입사했지만 5개월 만에 신원조회 과정에서 ‘투사’ 전력 문제로 퇴사한 뒤 재입사 형식으로 월간조선 기자가 됐고 월간조선과 한겨레신문 재직 당시 특종기자로 이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