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회사 하청업체로 출발 '車설비' 세계최고 야심<br>2000년 검차설비 국산화 계기로 기술력 급성장…벤츠·도요타등 납품 "2010년매출 2,500억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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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까지 자동차 생산설비 라인 제조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다”
기술만큼은 세계적이라고 자부하는 포리코리아 김종진(48) 사장은 “국내 1위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도 반드시 최고에 올라설 것”이라며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처음 사업에 뛰어들 때는 미국의 자동차 생산설비 업체 포리사의 한국법인으로 하청업체에 불과하다는 조롱을 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도요타 등에 납품할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세계 10위권 업체로 성장했다.
포리코리아는 자동차를 조립하거나 검사하는 라인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올해 매출 350억원이 목표다.
현대자동차 엔지니어 출신으로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김 사장이 창업을 결심한 건 현대차 캐나다 현지법인에 근무할 때 만났던 미국 포리사 최고경영자의 인연 때문. 김 사장의 자신감있는 모습과 탁월한 프리젠테이션 등을 눈여겨보던 포리사 경영진이 함께 ‘동업’을 제안하고 나섰던 것.
포리코리아는 지난 97년9월 자본금 4억4,000만원에 미국 포리사가 55%를, 김 사장이 45%의 지분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당시 국내 고객을 위한 애프터 서비스사로 출발해 미국 포리사는 기술 전수에 미온적이고,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김 사장은 “회사를 키우기 위해 독자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 R&D인력 확보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연구인력 확보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저당 잡히고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 이런 고집 덕택에 97년 설립 당시 5명이던 엔지니어가 지난해는 65명으로 늘어났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차체조립 라인의 국산화에 성공, 현대차와 GM대우 등 국내 기업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지난 2002년에는 기아차 중국공장의 검차설비를 수주받아 아시아권 최초로 100% 자체 제작, 공급하며 수출 물고도 텄다.
하지만 해외시장 공략은 간단치 않았다. 김 사장은 ‘이름도 없는 설비’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을 고집스레 찾아다니며 설득에 나섰다. 그 와중에 문전박대의 수모까지 겪었다. 김 사장은 그러나 결코 여기서 굴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옷자락을 물고 늘어졌다. “대금을 주지 않아도 좋으니 일단 써 달라”고 부탁했다. 처음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아름아름 소문이 퍼지면서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급성장 했다.
그 결과 2003년 미국 알라바마 벤츠 공장에 자동조립 라인을, 2004년 호주 GM홀덴사의 검차장비 등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의 계약을 따냈기 시작했다. 이 같은 행보로 2000년 매출 14억원에서 지난해 28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탄탄대로를 걸어오던 김 사장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김 사장은 “설립 초기 현대자동차 출신의 엔지니어라는 꼬리표 때문에 국내 메이커들이 해외에 기술을 유출할 여지가 있다고 오해해 납품을 받아주지 않아 좌초할 뻔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뛰어다니며 통사정을 했고 결국 오해를 푸는 데 성공했다. 지금은 현대차와 GM대우를 비롯해 국내 자동차 메이커 전체에 자체 개발해 특허를 획득한 턴키방식의 생산설비 라인을 납품한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김 사장, 그의 목표는 이제 시작이다. 김 사장은 “2010년까지 2,500억원을 달성해 자동차 설비 제조분야에서 세계 최정상에 올라설 것”이라며 지켜봐 달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