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또대박’ 환상에서 깨어나야

지난 1주일간 `로또광풍`이 전국을 휩쓸었다. 결국 `돈 벼락`을 맞은 사람이 탄생했지만 로또열풍과 후유증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뜻밖에 돈 방석에 앉은 사람은 표정관리는 물론 돈 관리를 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이 틀림없다. 당첨이란 헛된 꿈을 꾸었던 사람 또한 그 후유증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 허탈감으로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6월 우리는 월드컵축구 때문에 개국이래 가장 신나는 한 달을 보냈다. 축구열병을 앓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이번엔 돈 벼락이란 꿈에 젖어 열병을 앓았다. 때와 장소는 물론 남녀노소 구별 없이 모이면 로또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였다. 직장인의 61%가 로또복권을 구입했다고 하니 전국민이 얼만큼 로또열풍에 푹 빠졌었는가를 살필 수 있다. 로또복권을 구입한 후 저마다 당첨 후의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행복한 꿈에 젖었다. 1등에 당첨되면 직장에 사표를 내고 세상이 조용해질 때까지 외국에 나가 있다가 돌아온다거나 일부는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형제들을 도와준다는 등 돈 관리나 사용을 위한 각가지 설계도 했다. 김칫국부터 마신 셈이지만 그 동안은 행복했던 것은 틀림없다. 그러기에 `인생역전`의 꿈이 사라진 허탈감이 더 클지 모른다. 당첨율을 높이기 위해 점쟁이를 찾는 사람까지 생긴 이 같은 한탕풍조는 바로 사회구조적인 문제라고 할 것이다. 그 동안 부동산과 주식 등으로 한탕주의에 젖었으나 부동산과 증권에서 한탕이 어렵게 되자 이번엔 로또에서 탈출구를 찾았다. 부동산투기도 그렇지만 이번에도 기금조성이란 그럴듯한 명분을 내건 정부가 국민들이 한탕의 꿈을 꿀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해 주었다. 국민들이 로또열풍에 빠져 부질없는 인생역전을 꿈꾸고 있을 때 뒤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돈을 챙기는 것은 문광부 복지부 건교부 과기부 보훈처 중기청 등이다. 가만히 앉아서 판매대금의 30%를 가져가니 땅 집고 헤엄치는 격이다. 조성된 기금이 얼만큼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투명하게 공개된 일이 없지만 조성된 기금의 대부분이 서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임을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국민들도 돈 벼락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사실 로또복권을 구입한 후 지난 1주일 행복했다. 행복했고,정부의 사업에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찾아야 한다. 복권은 즐기는 마음으로 사야 한다. 당첨은 천운이다. 앞으로는 이번 같은 천문학적인 당첨금도 나오기 어렵다. 월드컵 축구 때도 그러했지만 이제는 로또열기를 생활의 활력소로 만드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좌절감으로 행여 근로의욕이 떨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홍춘욱 한화투신운용 투자전략팀장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