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동 서울PR대표중소기업을 경영하거나 창업을 하려는 사라들이 종종 경험하는 일.
대기업에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가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 전국적인 PC게임방 체인 사업을 하는 우리 회사도 바로 얼마 전에 그런 일을 당했다.
지난 4월초 L증권에 「PC게임방」과 「사이버 증권 거래」를 연결하는 아이디어를 제출했다. PC게임방에서 바로 사이버 증권거래를 하게 하자는 내용.
증권사는 게임방에서 증권거래를 실시한 선발 업체라는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고, 사이버 거래가 증가하는 요즘 추세에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는 물론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객은 북적이는 객장이나 눈치보이는 회사 대신 게임방에서 편하게 증권 정보를 검색할 수도 있다. 게임방 점주들은 손님이 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한 마디로 모두에게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해서 이익을 창출하자는 제안이었다.
그 회사는 우리의 제안을 환영했다. 과장·부장·본부장·이사까지 가세해 모든 것을 그 자리에서 구두로 협의하고 돌아왔다. 며칠 지나 협의 내용을 문서로 제출해 달라는 전화가 왔다.
서류를 제출하고 며칠을 기다렸더니 이번에는 광고비 분담에 대한 승인이 안났다고 말했다. 기다리다 못해 우리 쪽에서 전화를 했더니 「광고비를 책정할 계획이 없어 대대적으로 가맹점 모집 광고를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었다.
그런데 이틀 지나, 「PC게임방에서 증권거래를!」이라는 신문 광고가 대문짝만하게 게재된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우리의 제안서가 들어간 날부터 독자적으로 진행했던 것이다.
이 내용은 각종 신문에도 대대적으로 실렸고, 이 회사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었을 것이다. 우리는 완전히 뒤통수를 얻어맞은 셈.
모든 거래에서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파트너로 일하려고 할 때는 더욱 그렇다. 회의의 모든 과정을 녹음하고, 회의 일지를 써서 상호 날인을 해 둬야 한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각서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