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대변혁] 여신전문금융 살아남기 '발등의 불'

신용카드, 할부금융, 리스, 신기술금융 등 4개 업종으로 구분된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변화하는 금융환경속에서 생존전략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지난달부터 여전법 개정으로 여전사에도 적기시정조치가 도입, 실질 자기자본비율 7%, 유동성비율 100%를 유지하지 못하는 부실회사들은 퇴출당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여전업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신용카드사의 호황 지속 여부, 리스사 구조조정 마무리, 벤처업계 침몰에 따른 신기술금융회사의 행보 등이 주된 관심거리. 지난 98년 이후 신용카드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은 자본금 요건만 갖추면 등록이 허용되면서 여신금융회사간 전통적인 영업장벽이 없어진 상태다. 특히 은행, 보험, 여전사, 신용금고 등 소비자금융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금융회사들의 마케팅 전쟁이 그 어느때보다 열기를 띨 전망이다. ◇신용카드, 서비스질로 승부한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의 요구는 다양해져 대중적인 마케팅이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요즘 카드회사의 최대 고민거리는 마케팅이다. 길거리 회원 모집이 사실상 허용됐지만 추가적인 회원확보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행계 카드사를 포함한 신용카드사들은 신규회원 유치경쟁보다는 우량고객관리, 고객신용관리 등 기존 회원을 놓치지 않는데 주력하고 있다. LG캐피탈은 하반기에도 고객밀착경영을 통해 확고한 고객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인 마이엘지포인트 및 통합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 등 고객관리를 위한 일대일 마케팅 체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우량회원에 대한 수수료와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고객차별화 기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단순한 상담만 해주는 콜센터 기능을 뛰어넘는 원투원 마케팅을 정착시킬 방침이다. 국민카드도 고객관리시스템의 선진화에 기반한 고객관리전략을 정해 하반기에 개인별 신용평점을 이용한 합리적 이용한도 정책을 실시할 계획이다. ◇리스사 구조조정 일단락 현재 영업중인 18개 리스사중 구조조정이 완료되지 않은 곳은 중부ㆍ전은ㆍ외환리스 등 3개사 뿐. 외환리스는 외자유치가 차질을 빚자 주요 채무자인 한빛은행과 출자전환을 위해 협의중이다. 중부리스도 지난 3월말 군인공제회와 신규투자 협상을 완료했다. 군인공제회는 조만간 중부리스 채권단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겸 채권자가 될 예정이다. 전은리스도 대주주인 리젠트종금과 동양현대종금의 합병으로 구조조정이 급진전될 전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리스사들이 사적화의 상태에 있어 리스업계의 영업실적이 외환위기 전에 비해 10분의 1 정도에 머무르는 등 극도로 위축돼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리스사들은 공공리스 물량을 비롯한 소액물량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개발리스의 경우 중소기업 틈새시장을 발굴할 예정이며 신한캐피탈은 소액영업팀 인력을 보강해 현재 월 20억원대를 유지하는 리스실적을 월 3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산은캐피탈ㆍ현대캐피탈 등이 성장가능성이 무한한 오토리스 시장을 두고 한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할부사, 빈익빈 부익부 현상 뚜렷 삼성, 현대캐피탈 등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은 카드론을 비롯해 가전 및 자동차할부금융을 지속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반면 대다수 할부금융사들은 생존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주택할부금융시장은 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린데다 장기대출자금마저 빌려주기 어려워지면서 고사상태에 놓였다. 할부금융사중 소액신용대출을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삼성캐피탈은 지난해 아하론패스카드를 출시한 후 1년도 안돼 100만명의 회원과 1조2,000억원 가량의 대출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드림론 패스카드를 내놓은 현대캐피탈은 3개월만에 회원 40만명을 돌파, 4,000억원의 대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대형 할부사들이 소액신용대출 시장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자 롯데캐피탈, 동부캐피탈, 동원캐피탈 등 중소 할부사들이 이 시장에 속속 진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주택할부금융 전문회사인 우리주택할부금융 및 기계류 위주의 할부금융을 취급해오던 연합캐피탈도 조직을 재정비해 소액신용대출 시장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신기술금융, 벤처투자 계속 될까 하반기에도 코스닥과 벤처기업의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신기술금융사들의 융자 및 투자실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중반까지만해도 신한ㆍ한미ㆍ신보캐피탈 등 리스사와 금호ㆍ동부캐피탈 등 할부금융사들이 유망 벤처에 투자하기 위해 앞다퉈 신기술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열풍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신기술금융업을 위주로 하고 있는 KTB네트워크, 기보캐피탈, TG벤처 등의 융자실적도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산은캐피탈만 코스닥 시장이 침체된 지금이 오히려 좋은 기업에 양호한 조건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 하반기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연합캐피탈은 오는 9월이후 매월 20억원씩 성장성이 보장되는 업체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신기술금융사들의 약진 여부는 융자보다는 투자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투자 역시 벤처열기가 시들해지면서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김민열기자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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