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종금-한은 ‘특융 실랑이’

◎경영권 포기각서 유효기간 싸고 입씨름만/종금 내에서도 입장차 커 이달 집행 불투명지난 4일 금융통화운영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한국은행이 종금사들에 지원키로 한 1조원의 특별융자금 지원문제가 계속 삐걱거리고 있다.당초 종금사들은 정부의 자금지원이 경영난 타개를 위한 저리의 특별융자형태이기 보다는 금리가 어느정도 높더라도 까다로운 조건없는 단지 유동성 공급수준의 지원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가뜩이나 자금악화설에 시달리는 종금사들이 한은의 특별융자를 받음으로 해서 더욱 신인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정부가 저리의 한은특융 형태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경영권 포기각서와 경영정상화계획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순간부터 특융지원이 순탄하지 않을 것임은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 한은특융을 받기 위한 제반 서류들의 제출시한이 지난 20일이었으나 종금사들은 그 전날인 19일 경영권 포기각서의 자구수정을 조건으로 한 조건부 특융수용방침을 정했고 20일에는 각서를 제외한 나머지 서류들만을 특융대상 19개사가 한은에 제출했다. 경영권 포기각서는 요구조건인 「각서의 유효기간을 한은 특융을 상환했을 때」로 수정한다는 전제하에 24일까지 제출키로 했다. 그러나 한은은 각서내용의 수정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재경원은 뒷짐만 지고 있다. 한은의 논리는 한은 특융지원이 종금사들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것이므로 경영권 포기각서의 유효기간도 당연히 종금사들의 경영정상화 시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종금사들은 각서제출여부를 놓고 서로 눈치보기만 급급, 24일 각서제출은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 모든 종금사가 반드시 특융을 받아야만 할 정도의 급박한 상황도 아니고 신인도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없는 등 각 종금사별 입장차이가 워낙 심해 공동보조를 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대기업 게열 종금사들은 각서 제출여부에 대한 판단을 전적으로 모기업들에 맡기고 있어 각서제출이 이루어질지 여부 조차도 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 종금사 대주주는 『아직 각사별 특융지원액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조건 경영권 포기각서부터 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제출시한인 24일 각서제출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바로 이같은 복잡한 상황이 극명하게 반영된 것이다. 이미 지난 4일 금통위에서 한은특융지원을 이달중 실시하겠다고 못박은 상황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이달말까지 특융자금 집행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정작 특융이 필요한 일부 종금사들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금융당국은 이래저래 스타일만 구기고 있다.<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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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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