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7승3패, 평균자책점 3.09의 성적표를 남기고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가 8경기에서 멈춰 섰고 평균자책점 2점대 유지에도 실패했지만 데뷔 전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당당한 수치다. 이대로라면 스스로가 신인왕을 위해 필요한 승수로 밝혔던 12~13승도 넉넉해 보인다. 류현진은 전반기에 최대 7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답답한 타선 탓에 승리를 놓치기도 했다. 하지만 다저스가 최근 18경기 15승3패의 고공비행으로 정상궤도에 오른 만큼 후반기엔 승수 쌓기가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45승45패의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애리조나와의 승차가 불과 1.5경기다.
◇박찬호ㆍ노모의 첫해 뛰어넘을까=류현진은 18번째로 선발 등판한 11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원정(연장 14회 7대5 다저스 승)에서 5이닝 동안 1점 홈런 한 개를 포함해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으로 5실점하고 물러나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타석에서도 2타수 무안타로 돌아섰다. 5실점은 류현진의 최다 실점으로 지난 4월21일 볼티모어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엔 6이닝을 소화했으니 이날 성적이 최악인 셈이다. 하지만 마이너리그도 거치지 않은 신인이 16경기를 5실점 미만으로 막았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다.
류현진은 다저스 대선배이자 ‘아시아의 전설’인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일본)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박찬호는 풀타임 선발 첫해인 지난 1997년 14승8패, 평균자책점 3.38을 찍었고 노모는 1995년 13승6패, 평균자책점 2.54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적응기인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류현진인 만큼 14승 이상에 2점대 평균자책점도 기대할 만하다.
◇밀러를 잡아라=류현진은 투수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와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다투고 있다. 이날 휴스턴전에 나온 밀러는 5이닝 3실점으로 승패 없이 돌아섰다. 9승6패, 평균자책점 2.92의 밀러가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밀러는 1⅔이닝 만에 5실점하고 강판 당하기도 하는 등 꾸준함에선 류현진에게 다소 밀리는 모습이다.
류현진은 원정 성적을 끌어올려야 밀러를 앞지를 수 있다. 홈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90으로 난공불락인 류현진은 원정을 떠나면 3승2패, 4.42로 작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