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김승웅 휴먼칼럼] 관심을 끄는 네 나라

유달리 관심이 쏠리는 네 나라가 있다. 이웃 타이완이 그 첫째다. 아시아 대륙을 강타한 IMF한파에도 끄덕 없이 자립·자강에 성공한 나라로,그 귀한 달러 보유면에서 당당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정작 타이완을 주목하는 건 달러가 아니라 그 나라 지도자 리 덩휘총통이다. 막고 품는 그의 국가 운영방식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과의 협상을 놓고 직거래 보다 미국을 등장시켜 타이완에 유리하도록 간접거래를 펴는 방식에서 특출하다. 미국을 움직이는 방법으로 리 총통이 제일 비중을 둔 것은 미 국회의사당의 활용이다. 반드시 리총통때 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미 의회를 상대로 펼치는 로비활동의 크기면에서 타이완 정부는 세계 제 1위를 마크해 왔다. 타이완 문제에 관한한 미 국회의원들은 결코 소홀할 수 없게돼 있다. 리 덩휘 자신의 대미 로비도 괄목할 만 하다. 출중한 영어를 바탕으로 대 백악관 로비에 성공을 거둬 미국 이타카에 있는 자신의 모교 코넬 대학을 방문한다는 명목으로 방미로비를 펼쳤을 때 클린턴은 장쩌민중국 주석의 반발에 아랑곳 없이 이를 허용했다. 지난96년 초 타이완해협의 분규로 미 7함대를 출동시킨 미-중국간의 무력 대결도 알고보면 리-클린턴 밀착을 시샘한 중국의 히스테리였던 것으로 나는 파악하고 있다. 리총통은 한마디로 전화 한통화로 클린턴을 언제고 불러낼 위치에 있다. 다른나라 지도자들이 클린턴과 리무진 버스를 타고 간다면 리 덩휘는 클린턴을 자가용 옆자리에 태운 격이다.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이 오 고가지 못할까. 저멀리 밀려오는 IMF먹구름을 그 자리를 통해 미리 귀띔되지 말라는 법이 없잖은가. 두번째 나라가 싱가포르다. 이 나라 역시 타이완과 마찬가지로 IMF먹구름을 솜씨껏 피한 실속있는 나라다. 총리 고촉동의 대부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랄 수 있는 리콴유초대 총리다. 한마디로 그 스승에 그 제자다. 현총리 역시 전임자 처럼 경제에 뛰어나고 눈이 빠른 지도자다. 영어 역시 출중하다. 좀 부풀리자면 리 콴유는 IMF한파가 멀잖아 닥칠 것을 미리 내다 보고 후계자를 심어 놓은 듯 싶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총리가 리 콴유가 그려 놓은 미래의 청사진을 원본 그대로 간직, 싱가포르의 정통성을 그대로 전승시키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세번째 나라가 아프리카 남단의 남아공화국이다. 5년전 그나라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26년의 옥고를 치른 후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행한 연설을 지금도 기억한다. 『지금 이 자축은 평화적으로, 또(패자에 대해)존경심을 잃지 않고,그리고 무엇보다도 새 국가에 대한 봉사의 다짐속에서 치러져야 합니다…. 내일 아침 당장 여러분의 생업에 복귀해 주십시오. 각자 본연의 업무에 돌아가이 새 나라가 당면한 새 일거리에 소매를 걷어 붙이고 달려 듭시다』 이 나라를 유심히 지켜 봄은 5년전의 그 열기가 지금도 식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다 여행중에 남아공 시민을 만나면 나도 몰래 그윽한 눈이 된다. 나라는 아직껏 가난에 찌들고 높은 범죄율 역시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지만 만델라의 위상은 여전하다. 대통령의 모터게이드가 지나가면 시민들은 지금도 춤을춘다. 가난하되 가난하지 않은 나라다.자랑스런 대통령을 하늘이 준 복으로 여기는 나라다. 네번째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앞서 세 나라를 주목한 이유가 그나라 지도자 때문이라면 이스라엘의 경우 내겐 이 나라 자체가 법인격체로 와닿기 때문이다. 국가는 헤겔의 표현을 따르면 절대정신의 구현체다. 살아 호흡하는 법인격체다. 이스라엘 정부의 거취를 대할 때면 나는 항상 나뭇잎을 떠올린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수 없되 오직 흔들리는 나뭇잎을 통해 그 실존을 드러내는 바람. 이나라의 절대정신 유대주의라는 바람을 이스라엘 정부의 진운을 통해 보기 때문이다. 베냐민 제타냐프 현 총리가 위기를 맞고 있다. 특고대 출신 툭유의 강수로 반발을 초래,리프킨 샤하크(54) 전 참모총장과 오는 5월 17일 총선에서 한판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새 당선자는 유대민족에 의해 하늘이 내린 인물로 받아들여 질 것이다. 더구나 유대민족에게 추첨결과를 하나님 뜻을 여기는율법이 존재하는 만큼 이번 선거가 내겐 자꾸 추첨처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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