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교수는 23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운영하는 인터넷잡지 슬레이트에 기고한 「WTO의 적들」이란 글에서 자유무역과 세계화가 가져온 부의 지구적 확산을 역설했다. 크루그먼의 주장은 오는 30일 미 시애틀에서 열리는 제3차 WTO 각료회담을 앞두고 세계화와 자유무역 확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그는 세계화가 저개발국의 노동력 착취, 환경파괴, 전통문화 단절 등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크루그먼은 자유무역의 확대 이후 저개발국과 선진국과의 빈부격차가 확대된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 빈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저개발국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통해 선진국들이 일방적으로 부를 가로채간다는 주장은 사물의 일면만을 본 것에 불과하며 문호를 닫고 자급자족을 고수하고 있는 국가들의 생활수준이 어떤지를 직시하라는 것.
다국적자본의 침투로 환경파괴가 심화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 등지의 밀림이 단기적 이익에 눈먼 정부와 주민들의 남벌과 화전농경으로 파괴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그린 라운드 등을 통해 이를 규제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각국의 전통문화가 도시화와 산업화로 사라져가고 있다는 비판이 해당 국가 주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을 고려한 뒤에 나온 것인지 반문했다. 그는 시민단체들에게 물질적으로 풍요하게 살고있는 서구인의 기준만으로 현실을 재단하지 말라고 결론지었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