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세적 금리인상' 현실화 하나

李 한은총재 발언으로 시장선 가능성에 무게<br>"인상 명분·여건 성숙시키기 위한 포석" 관측도


‘매파 본색’이 드러나나. 금리인상을 내비치는 이성태(사진)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사뭇 공격적이다. 연이은 강성 발언에 화법도 박승 전 총재보다 한층 직설적이다. 시장에서는 “이러다가 공세적인 금리인상이 정말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이 총재가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뻔히 알 텐데도 애오라지 거친 기류를 이어가는 이유는 왜 일까. 한은 인사들은 겉으론 시장이 이 총재 발언에 지나치게 예민하다며 당혹감을 표시한다. 일례로 지난 9일 창립기념사에서 “종래 시각으로 물가 안정 문제에 접근하면 유동성의 과잉 공급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금방이라도 금리를 또 올릴 것으로 투영되자, 한은의 한 관계자는 “평소 원칙을 얘기한 것인데 (언론 등이) 너무 크게 다뤄 곤혹스럽다”고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16일 한은 국제콘퍼런스에서 “물가만을 봐서는 안된다. 저금리 지속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해 통화정책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줄기라는 것. 한은의 방어적 해명에도 이 총재의 행보가 전임 총재와 다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굳이 표현하면 ‘곡선’(박 전 총재)과 ‘직선’(이 총재)의 차이가 아니겠느냐”는 한은 관계자의 표현에서 보듯 이 총재가 금리 인상에 과감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 총재의 ‘매파 본능’은 정말로 공세적 금리인상을 염두에 둔 것일까. 시장은 일단 경기가 하반기에 급강하하지 않는다면 ‘중립금리’ 수준까지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총재도 이번 인상 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고 한은 관계자들도 내심 중립 수준은 ‘5%±0.25%포인트’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물론 이 과정에서 불거질 ‘저항’을 뚝심 있게 넘어설 수 있을지 관건이기는 하다. 추가 인상 시사 발언에 재정경제부에서 “더는 곤란하다”는 발언이 나오고 있듯 마찰을 조율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실제 이번 인상 직전 금통위 일부에선 재경부와 사전 교감을 나눈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면역력을 키워 정작 올릴 때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 총재의 연이은 발언이 외부 마찰을 사전에 최대한 줄여 인상의 명분과 여건을 성숙시키려는 포석을 깔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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