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본시장을 바로 세우자] 외국계 증권사 왜 강한가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본·지점 유기적 협조·전문 리서치조직도 강점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증권사보다 훨씬 적은 인원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며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외국계가 지니고 있는 ‘대내외적 자원의 활용’에서 해답을 찾는다. 이찬근 골드만삭스증권 대표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전 세계로 연결된 네트워크망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영업하고 있는 지점과 본점이 유기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다”며 “이 같은 높은 네트워크망이 전 세계 고객들을 흡입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전국적인 지점망으로 영업을 하는 것과는 달리 외국계 증권사는 글로벌 네트워크망을 앞세워 생존전략을 짜고 있는 셈이다. 리서치조직 운영 방식에서도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국내 중소형 증권사의 기업분석 담당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순환보직 제도 형식으로 전문화된 기업분석 보고서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나마 국내 대형 증권사는 전문화된 리서치 조직을 통해 기업분석 보고서를 발간하지만 가장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관련 보고서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전 세계 경제와 산업분석의 틀을 토대로 개별 국가와 개별 기업에 대한 리서치 보고서가 나오게 된다. 이재홍 UBS증권 대표는 “외국계 증권사에서 리서치 보고서를 작성하는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권사와 비교할 때 임금 등에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며 “이 같은 고급인력의 확충을 통해 외국계 증권사는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이는 곧 증권사의 경쟁력과 수익원으로 자리잡게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믿고 따르는 점도 이들 외국계 증권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핵심 요소다. 일례로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각각 삼성전자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을 때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현격하게 차이를 보인다. 보고서 분석 내용은 토종 애널리스트가 더 정확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의 투자행위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구두선에 끝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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