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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올 초부터 주거래 은행 홈페이지를 '즐겨찾기'에 등록해놓았다. 홈페이지를 통해 금리를 더 얹어주는 온라인 전용 상품 가입은 물론 자금 운용, 대출 등에 대한 상담까지 받고 있다.
김씨는 "홈페이지에 가면 판매 한도가 설정된 상품이나 최근 뜨고 있는 금융상품 등에 대한 정보도 챙겨볼 수 있고 각종 이벤트도 많아 도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업무를 일과 중에 앉아서 볼 수 있고 오프라인과 연계가 잘돼 있어 궁금한 것은 전화로 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홈페이지가 달라지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과거 은행 홈페이지가 해당 은행의 기초 정보를 나열하고 고객들이 계좌 조회나 이체 등 간단한 업무를 보게끔 설계된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이런 기능적 측면에 정보 제공이나 펀 요소 등이 부쩍 강화됐다. 콘텐츠가 알차지는 등 서비스의 폭과 질이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주거래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 치중한 타 은행과 달리 일반 고객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하나은행이 돋보인다.
'재미상(재미있는 상품이야기)' '놓후상(놓치면 후회하는 상품)' 코너는 애니메이션 및 신문기사 방식을 통해 상품을 설명한다.
펀드 등 금융상품은 수익률 순위, 판매 순위, 고객 추천 등의 정보도 제공돼 선택에 도움을 준다. 특히 고객들이 홈페이지에 떠 있는 프라이빗뱅커(PB)의 이메일에 자산 운용이나 금융상품 등에 대한 고민을 남겨놓으면 2~3일 내 상세한 답신이 돌아온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도 강화돼 금융상품 가입, 대출상품 선택 시 생기는 궁금증을 전화·채팅을 통한 실시간 상담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다른 은행도 자산 관리, 대출 코너 등을 부쩍 강화하는 등 홈페이지 개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상품 가입 시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고 우리은행은 고객 자산에 맞춰 재무설계 시뮬레이션을 돌려볼 수 있는 코너를 선보였다.
이런 변화는 은행들의 영업 채널 전략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온라인 거래가 전체 업무의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은행들은 영업점 축소 등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실제 국민은행은 올 들어 55개, 신한은행은 49개 지점을 축소했다. 하나은행도 6월 15개 지점을 통폐합한다. 점포 감축은 스마트 금융으로의 재편을 의미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홈페이지도 단순한 알림 기능에서 모든 영업 채널 간 유기적 연결을 매개하고 스스로 지점 기능도 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