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굶은 공기업… 속도붙는 개혁] LH 138조 빚더미…15년새 838%나 늘어

■ 공공기관 부채현황 들여다보니<br>한전 95조로 213% 급증… 87%가 이명박정부서 발생<br>석탄·석유·광물공사 3곳은 빚 절반이 3년내 만기 돌아와


4대강 사업과 보금자리주택, 해외 에너지개발 등 정권의 역점사업을 떠맡으면서 공공기관의 부채가 크게 증가한 것이 재차 확인됐다. 하나같이 이명박 정부 시절 무리하게 추진했던 사업들이다.

공공기관 가운데 부채 규모가 가장 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는 지난 1997년 14조7,200억원에서 지난해 138조1,200억원으로 838.3% 늘었다. 부채증가율도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빠르다. 1997~2012년 연평균 부채증가율은 17.2%였으나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평균 부채증가율이 27.4%로 뛰었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대규모 보금자리주택사업 추진 등으로 부채가 늘어나면서 2012년 기준 부채비율이 466%에 달했다. 정상 기업으로 분류되는 부채비율 200% 이하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구원은 "보금자리주택사업, 대규모 임대주택 건설 및 운영, 세종시 이전, 혁신도시 건설 등의 국책사업을 짊어진 게 부채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LH에 이어 부채가 많은 곳은 한국전력으로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 95조1,000억원에 달했다. 1997년의 30조3,000억원에 비해 213.9% 늘었다. 2007년까지는 부채 규모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가 2008년 이후 5년간 56조4,000억원 늘었다. 15년간 부채증가액의 87%가 최근 5년간 늘어난 것이다. 연구원은 2008년 이후 5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해 차입금 의존도가 증가하고 이자상환능력 및 원금상환능력이 크게 감소했다고 경고했다. 한전 자체능력으로는 빚 갚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부채 증가 이유에 대해서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가 늘었음에도 전기요금 규제로 원가 보상이 되지 않았고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자회사의 신규 발전소 건설자금이 소요되면서 부채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수자원공사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사업이었던 4대강과 경인아라뱃길사업으로 재무구조가 망가졌다. 1997년만 해도 부채비율이 62.4%에 불과했으나 4대강 사업 등이 본격화된 2008년 이후 부채가 매년 62.4%씩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122.6%까지 뛰었다. 부채 규모는 1997년 1조7,5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7,800억원으로 68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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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는 이명박 정부의 역점사업인 해외 자원개발 투자로 부채 증가의 주범이 되고 말았다. 1997년 2조1,000억원이었던 부채가 지난해 18조원으로 763% 늘었다. 지난 15년간 연평균 부채증가율이 15.4%였는데 해외 석유개발사업에 뛰어든 2008년 이후 5년간 평균 부채증가율이 37.3%로 전체 평균의 2배를 훌쩍 넘었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167.5%였는데 최근 5년간 부채 증가로 인한 부채비율 상승 부문이 103%포인트로 3분의2를 차지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역시 정부의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에 따른 해외 광산투자로 최근 5년간 부채증가율이 447%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2006년 88.3%로 양호했으나 지난해에는 177.1%로 껑충 뛰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부채 32조3,000억원을 기록해 1997년 이후 15년간 부채가 연평균 15.3%씩 늘었다. 특히 2008년부터 부채가 급증해 최근 5년간 평균 증가율이 29.8%로 상승했다. 국내 천연가스 공급 확대 및 해외투자가 부채 증가의 원인이다.

대한석탄공사는 석탄 생산량 감축과 정부지원금 축소로 자본잠식상태에 빠져 있다. 부채가 자산보다 2배 많다. 보유한 자산을 제값 받고 다 팔아도 부채의 절반조차 갚지 못한다는 얘기다. 부채 규모는 지난해 1조4,702억원으로 1997년보다 102%, 두 배 늘었다.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공사의 대표주자인 한국도로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25조3,000억원으로 15년 전의 5조6,000억원보다 20조원 가까이 늘었다. 부채비율은 1997년 110.9%에서 2007년 85.1%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97.1%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양호하지만 부채의 93.8%가 금융부채여서 부채의 질은 좋지 않았다. 고속도로 건설 투자를 위한 사채발행 증가가 금융부채 과다의 원인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출범 시기인 2005년 5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4조3,000억원으로 146% 늘었으며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출범 이후인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채가 154% 증가했다. 고속철도 건설사업이 부채 증가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예금보험공사는 2003~2007년 평균 부채금액이 3,000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1년부터 진행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 부채가 22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예보는 무자본특수법인으로 부채비율은 의미가 없다고 연구원 설명했다.

한국장학재단은 2009년 설립 이후 대출 증가에 따른 채권발행으로 지난해까지 부채가 8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자산·부채비율은 91.6%로 자산과 부채 규모가 유사한 수준이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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