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시리아 갈등고조… 아랍권에 불똥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시리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그에 따른 불똥이 아랍권 전체로 튀고 있다. 당초 아랍권은 개전 초기만 해도 쿠웨이트, 카타르 등 친미 성향의 국가들과 시리아,리비아 등 반미 국가들의 목소리가 갈리는 등 분열 양상을 보여 일관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라크에 대한 군수물자 지원설과 관련, 미국의 타깃이 이웃 나라인 시리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반미 진영을 중심으로 힘이 모여지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시리아는 개전 이전부터 아랍의 반전 진영을 이끈 대표 주자. 실제 아랍국 중 유일한 UN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인 시리아는 이라크전 발발 후 대규모 관제 반전 시위를 열어 미국과 영국의 침략을 비난하고 아랍 지도자들의 표리부동한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또한 파루크 알 샤라 외무장관은 31일 의회 연설에서 “미ㆍ영 연합군의 이라크 공격은 외세에 의한 아랍 세계의 점령”이라면서 “시리아의 관심사는 침략자들이 이라크에서 패배하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리아가 강경한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다음 목표물은 바로 자신들이 될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실제 조지 W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들은 이라크전 이후 교체해야 할 정권으로 시리아를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리아를 제외한 여타 아랍권이 당초의 분열 양상에서 벗어나 반전 목소리를높이고 있는 것은 아랍 민족주의로 대변되는 여론의 압력을 피하는 동시에 중동 전역이 혼란에 빠질 것을 예방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아랍 각국은 중동이 이미 이라크 전쟁과 팔레스타인 문제로 극도의 분노와 동요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시리아 문제까지 터질 경우 중동 전체로의 위기 확산은 물론 지중해 지역 안보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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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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