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제 개막작으로 올리는 「바다의 여인」은 한국연극협회가 작품을 직접 제작하는 작품이다.바다의 여인인 엘리다가 뭍의 남편인 하트위그와 바다의 남편인 외인, 즉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현실을 선택하게 되는 과정을 줄거리로 삼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인물은 미국의 대표적 연출가인 로버트 윌슨.
윌슨은 텍사스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특수교사로 신체 및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학생들을 가르쳤던 이색 경력의 소유자. 우연한 계기로 연극과 인연을 맺은 뒤 연극은 물론 오페라, 영화, 그리고 비디오에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연출한 바 있다. 그는 기존의 연극 영역을 허물어뜨리고 언어보다는 시각을 중심으로 의사를 전달하는「미학의 연출가」로 이름을 얻고 있다.
윌슨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 협회와 함께 국내 신진배우와 기성배우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출연진을 선발했다.
중견 연극인 전무송과 윤석화·장두이·김철리·방은진에, 영화 「쉬리」에 출연했던 김윤진 등 6명이 캐스팅 멤버.
공개 오디션을 위해 최근 한국을 방문한 윌슨은 『미국배우들이 공연의 요소인 댄스나 안무 등 동작 훈련이 잘돼 있는데 반해 한국배우들은 이에 익숙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번 공개 오디션 결과에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예술가는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작업하고 있다』며 『이번 공연 또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연출방향 등을 밝히기 보다는 모든 사람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무대에서 직접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