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금 긴급수혈 경영권 방어/대농그룹 자구노력 본격화

◎땅·계열사 매각 적극불구 8,000억 빚청산 역부족/내일 채권단회의·종금사태도 「회생 분수령」 될듯대농그룹(회장 박영일)의 자구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농은 지난 24일 대농유화를 서비스·임대업체인 (주)용산에 매각한데 이어 패밀리레스토랑인 미도파푸드시스템(코코스)을 성원그룹에 매각하기로 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계열사 및 부동산 매각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농은 26일 미도파관광, 대농특수산업, 코리아헤럴드 등 추가로 6∼7개 계열사를 매각, 연말까지 모두 6천4백억원의 자금을 자체조달하는 것을 주내용으로한 자구계획서를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에 제출했다. 대농은 부실징후 기업군으로 선정된 이후 대농유화(2백50억원), 코코스 등 2개업체와 부동산인 신갈 연수원부지(1백10억원)등 모두 3건의 자구노력을 성사시켰다. 미도파푸드시스템의 매각매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양측은 6백억∼7백억원선을 놓고 막판협상중이다. 이 협상에서 대농은 성원그룹 계열사인 대한종금에 1천억원 가량의 빚을 안고있어 매각대금 일부가 상계 처리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 해도 대농은 최근의 자구노력으로 5백억원 가량의 자금을 긴급수혈 할 것으로 보인다. 대농의 이같은 자구노력 속도는 부실징후 기업군 1호인 진로그룹의 보유 부동산과 계열사 매각이 지지부진한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대농이 이처럼 자구노력에 적극적인 것은 부도방지 협약대상기업 4개 계열사의 경영정상화와 나머지 계열사 부도방지를 위한 긴급 자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또 금융권에 자금지원을 요청하기 앞서 연초부터 대농유화와 대농창투 등 2∼3개 계열사 매각을 활발하게 추진, 시간상으로도 여유가 있었다는 것도 자구노력 속도가 신속하게 진행되는 또다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보다 큰 요인은 금융기관들이 진로에 대해 경영권포기 각서를 요구하는 것처럼 대농측에도 이를 똑같이 적용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통해 경영권을 빼앗기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자는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대농은 미도파 M&A사태로 1천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면서도 회사경영권은 끝까지 지켰다. 이와관련, 금융기관들은 오는 28일 1차 채권단회의를 열고 ▲경영권 포기각서 제출요구 여부 ▲금융지원폭과 대상기업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박상철 그룹기조실 상무는 『연말까지 1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 그룹 운영에 큰 무리가 없다』며 『2∼3개 업체의 매각도 인수자와 활발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농은 종근당과 대농창투의 매각을 놓고 막판협상중이며, 케이블방송인 노원케이블도 2∼3개 업체와 물밑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또 부동산으로는 세검정 미도파 체육관부지와 용인시 물류창고 등 2건의 부동산이 매각 성사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자구노력만이 대농그룹의 경영정상화를 뜻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8천억원에 육박하는 부채를 갖고 있는 제2금융권이 언제든지 여신회수에 나설수 있으며,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만성적자에 허덕이거나 자본잠식 상태여서 매각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또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자본금 1백억원 미만의 소규모 회사가 대부분으로 자금난을 해갈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오는 28일 열리는 금융채단권 1차회의 결과가 대농그룹 회생의 1차 관건이 될 것을 보인다.<권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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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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