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2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기타통화의 비중이 지난 2011년 5.7%에서 6.1%로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엔화 비중은 3.9%에서 3.2%로, 유로화 비중도 25.1%에서 23.9%로 줄었다. 대표적 기축통화인 달러의 비중은 61.9%로 별 차이가 없었다. 영국 파운드화 비중도 4.0%를 그대로 유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달러ㆍ유로ㆍ엔ㆍ파운드를 '준비통화'로, 위상이 낮은 호주달러ㆍ캐나다달러 등을 '기타통화'로 규정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시장에서 유로화의 비중이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탄탄하고 재정건전성도 양호한 캐나다ㆍ호주 등 기타국가들의 통화가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IMF는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를 준비통화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CB는 "1970년대 이후 기타통화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면서도 "이 같은 흐름은 주요 경제권의 재정건전성이 회복되면 다시 둔화될 것"이라고 위안을 삼는 모습을 보였다. 기타통화로 표시된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어 사용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편 무역결제 분야에서 중국 위안화의 약진도 눈에 띈다. 보고서에서는 위안화를 이용한 무역결제 비중이 2010년 거의 전무했던 데 비해 지난해에는 10%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후진적 금융시장, 정부의 투자 및 외환시장 규제는 위안화가 준비통화로 도약하는 데 장애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