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방송영상진흥원 집욕심 너무하네"

"이사가면 방송회관 소유권 방송위에 뺏길라"<br>상암동 신청사 짓고도 입주 차일피일 미뤄




한 정부산하기관의 빗나간 건물장사가 구설수에 올랐다.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를 중심으로 참여정부가 거국적으로 부동산 값잡기에 골몰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문화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원장 유균ㆍ사진)이 장본인. 진흥원은 서울시가 미디어집적공간으로 개발중인 서울시 마포구 소재 ‘상암동DMC(디지털미디어시티)’내에 지난 4월 657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DMS(디지털매직스페이스ㆍ사진 왼쪽)’라는 이름으로 신청사를 완공했다. 2004년 7월 기공돼 지하 2층, 지상 12층 규모로 지어졌고 HD제작지원시스템에만 162억원이 투입됐을 정도로 최첨단방송제작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진흥원은 그러나 현재 소유권을 갖고 입주해 있는 서울 목동 소재 ‘방송회관(오른쪽)’청사 처리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진흥원 소유로 돼 있는 목동 방송회관을 떠나는 즉시 지난 98년부터 이곳에 4개층을 임대해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방송위측에 청사 소유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감에 따른 것이다. 진흥원측 고위관계자는 “방송에 관한 국내 최고권위를 갖는 방송위가 독자적인 청사가 없이 지내는 마당에 상암동DMC 신청사로 옮길 경우 목동 방송회관 소유권을 방송위가 욕심낼 수 있다는 판단에 이사계획을 전면 보류한 상태”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양쪽 청사 소유권한을 모두 유지할 수 있는 마당에 굳이 새 청사로 옮겨 재산권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참여정부 말 부처이기주의의 한 전형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진흥원은 당초 지난 89년 4월 한국방송개발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방송회관은 98년 2월 21층 규모로 완공돼 진흥원이 소유하고 있다. 디지털매직스페이스는 진흥원의 이런 의지에 따라 TVn, 디지털케이블연구원, 국악방송 등으로 입주를 마무리시켜논 상태다. 한 방송계인사는 “국민 세금으로 경영되는 정부산하기관이 행정수도 이전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청사를 2개나 갖겠다는 욕심은 강남에서 2채 이상을 갖고 집장사를 하는 부동산투기꾼과 뭐가 다르냐”고 꼬집었다. 방송위측은 “인ㆍ허가권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보안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독립청사 확보의지를 재확인해 최종결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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