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팀 정비와 정책 선택(사설)

12·20 개각은 소폭 예상을 깨고 중폭으로 커졌지만 경제부처에 대한 보각의 성격이 강하게 풍긴다.위기국면에 빠져 든 경제가 임기 1년을 남긴 김영삼 정부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고 내년 대선에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경쟁력강화, 경기회복, 국제수지 개선을 위한 경제 드라이브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따른 주변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여 경제활력을 회복하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배경 설명에서도 읽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삐걱거리는 경제팀을 정비,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8월 한승수 경제부총리를 주축으로 한 경제팀이 출범했으나 부처간 업무협조가 부드럽지 못했고 경제정책의 일관성 투명성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 번번이 정책 실기를 하거나 선택방향을 잃어 혼란을 빚어왔다. 그 결과 경기는 둔화되고 경쟁력은 약화되었으며 무역수지 경상수지적자가 급증하면서 외채가 1천억달러를 넘어서는등 경제가 총체적 위기국면으로 빠져들었다. 더욱이 경쟁력 10%높이기 경상적자 반으로 줄이기등 지시와 구호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은 후퇴를 거듭하고 경상수지 적자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대책마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경제난국의 핵심은 무역적자에서 비롯되는 경상수지 적자의 폭증이다. 수출이 안되는 가운데 수입은 계속 늘어나고 과소비까지 겹쳐 경상수지 적자가 올해 2백2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빚얻어 빚을 갚아야 할만큼 최대 적자국이 되었다. 경제의 만병은 여기서 싹이 트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정책의 초점은 수출활력회복, 수입억제, 소비억제를 통한 경상수지적자 개선에 두어야 할 것이다. 통상산업부장관의 인책성 경질도 이런 정책방향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이번 개각으로 정비된 경제팀에 주어진 우선 과제도 경쟁력강화와 경상수지 개선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우리 경제 구조로 보아 수출이 잘 되면 모든 문제가 쉽게 풀리게 되어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새해 경제전망은 잿빛 투성이다. 고물가에 성장둔화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경고되고 있는 것이다. OECD의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암울한 전망중에서도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경상수지적자가 별로 개선되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경제팀은 대선을 의식해서 섣불리 단기적 부양책을 쓰는 위험은 경계해야 한다. 그 보다는 다소 고통이 따르더라도 고비용구조 해소와 수출활력의 회복에서 경제회생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논리와 인기 정책은 당연히 「노」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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