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피아트그룹] "삼성車 사겠다"

14일 정부와 금융계·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피아트 그룹은 최근 삼성자동차의 해외매각 업무를 국내채권단으로부터 위탁받은 한 유럽계 은행을 통해 삼성자동차 인수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혀왔다.삼성자동차 인수나 전략적 제휴의사는 이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앞서 공식·비공식 경로를 통해 밝힌 바 있어 이에 따라 삼성차 인수전은 국제전의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피아트는 삼성자동차가 항구도시인 부산에 있는 점을 적시, 부산공장을 아시아의 두번째 시장인 한국은 물론 다른 아시아국가에의 수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아트 그룹은 자동차와 부품제조 외에 농업·건설기계·철도차량 제조·화학·건설·통신·금융·보험 등 광범위한 사업구조를 가진 관계로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국에 방대한 사업부문별 거점을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7년 현지기업인 알파로메오사를 인수해 자동차산업에 진출한 피아트는 생산규모 258대, 세계 6위(98년 말 기준)의 자동차회사로 급성장했으나 아시아 거점이 취약해 그동안 줄기차게 진출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실시된 기아자동차 국제입찰에 응찰했으나 자진 철회한 적도 있고 68년에는 기아에 통합된 아시아자동차와 자본 및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 「피아트124」를 생산한 후 73년 4월 협력관계를 중단, 한국시장을 떠난 일도 있다. 피아트 자회사로 세계적인 상용차 전문업체인 이베코사는 한라중공업을 통해 KD(현지부품조립생산) 방식으로 국내에 대형트럭을 공급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는 이에 따라 피아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후 삼성상용차와의 전략적 제휴 추진 등 삼성그룹과 다양한 협력채널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삼성차 인수전에 가세한 한 요인이라고 풀이한다. 피아트는 동유럽과 중남미에 해외거점이 밀집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 폴란드 시장의 경우 50%를 점유하고 있으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에콰도르 등 중남미 진출도 활발하다. 반면 세계 최대 성장시장인 아시아의 경우 인도(3만대)·터키 등에 진출했으나 생산규모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자동차업계는 일단 피아트가 삼성 부산공장을 조립공장으로 육성하기보다는 동유럽과 중남미 등에서 생산한 차량의 중간 유통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 피아트측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정승량기자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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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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