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官 R&D합심 세계시장 선점 나선다<br>두산重 화력발전소용 내열합금 소재<br>주성엔지니어링 LCD용 플라즈마 증착장비<br>대동공업 트랙터용 고성능 디젤엔진
 |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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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지난 10월까지 부품ㆍ소재 무역흑자는 272억 달러로 전 산업 무역수지 흑자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련기업의 꾸준한 투자확대로 우리나라의 부품ㆍ소재산업이 점차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부품ㆍ소재기술개발사업’의 성과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부품ㆍ소재 기술 개발사업은 원천기술 확보와 수입대체 효과, 경제적 성과 등 세 분야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올해까지 6년 동안에 정부가 총 8,100억원 이상을 투입, 핵심부품소재 466개 과제를 발굴해 추진 중이다.
산업자원부는 이 사업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부품ㆍ소재기술상 시상식’ 행사기간 동안 다음 년도에 개발이 완료되는 것 중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7개 개발과제를 ‘부품ㆍ소재 우수기술 Top-7’ 으로 선정(표 참조), 전시하는 등 그 성과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원천기술 확보= 두산중공업은 화력발전소의 터빈 및 보일러용 내열합금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과제수행을 위해 포스텍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산학연 12개 기관이 참여해 합금설계 원천기술부터 제작기술, 소재평가기술까지 체계적인 개발과정을 통해 발전소용 내열합금 소재분야의 국내기술 인프라 구축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태 두산중공업 상무는 “향후 5년간 2,3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 컨소시엄이 추진중인 과제는 4세대 이상의 대형 기판 및 대면적ㆍ고정세 OLED를 구현하는 미세화소 형성에 필수적인 백색 OLED의 핵심부품ㆍ소재 개발. 3년간 총 8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과제로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OLED 부품ㆍ소재의 국산화로 LCD와 PDP에 이은 제3의 평판디스플레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 국내 디스플레이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광영 LG전자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디스플레이 분야에 응용할 분야가 많아 신사업 창출이 무한하다”고 밝혔다.
코칩은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인 초고용량 수퍼커패시터(EDLC)를 개발 중에 있다. EDLC는 일반 커패시터 보다 수백만~수천만 배의 용량을 가진 차세대 에너지저장 소자로 휴대폰과 MP3 플레이어, 오디오, VCR 등에 활용된다. 이문배 코칩 이사는 “국산화에 성공하면 연간 수입대체 효과가 30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입대체 효과= 주성엔지니어링은 TFT-LCD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핵심장비인 LCD용 플라즈마 증착장치(PECVD)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제가 완료되면 기존 공정 대비 양산성이 50% 이상 향상되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6세대와 7세대 양산을 앞당길 수 있다. 임영진 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향후 5년간 1조원대의 수입대체 효과와 관련 2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유발된다”고 강조했다.
센트랄이 추진하는 기술개발 과제는 승용차용 알루미늄 부품(컨트롤암 및 서브프레임) 개발.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부품의 무게를 38% 정도 줄일 수 있고 친환경적 특성을 갖는다.
◇경제적 효과= 텔레칩스는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3세대 이동통신 및 디지털 방송에 적합한 휴대 멀티미디어 기기용 프로세서 개발을 추진 중이다. 기술개발이 완료되며 전력소모를 줄이고 MPEG4-SP VGA급 영상에 대해 초당 30프레임 인코딩(녹화)과 디코딩(재생)가 가능해진다. 이장규 부사장은 “DMB폰과 비디오 기능이 강화된 캠코더 폰에 적용하며 세계시장 선점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대동공업의 기술개발 과제는 트랙터용 고성능 디젤엔진 개발. 선진국의 배기가스 신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20/40 마력급의 고성능 친환경 디젤엔진 개발을 통해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반을 갖추는 데 목적이 있다. 2003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사업비 142억원이 투입된 과제다.
●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 성과
1兆8,000억원 7년간 투입 214개 과제 성공
정부가 지난 200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부품ㆍ소재기술개발 사업은 우리나라를 부품ㆍ소재의 세계적 공급기지로 육성시키기 위한 것이다.
또 세계 부품ㆍ소재 조달시장에도 진출하는 것은 부품ㆍ소재의 원천기술 확보를 강화하기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올해까지 총 466개 과제 중에 193개 과제가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며 214개 과제는 성공했지만 59개 과제는 실패를 기록했다. 올해까지 민ㆍ관 합동으로 총 1조8,0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변종립 산업자원부 부품소재팀장은 "세계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제품 중심의 조립산업에서 부품소재산업으로 변하는 상황을 감안해 정부는 지속적으로 부품ㆍ소재기술 개발사업과 같은 지원정책과 함께 관련 기업들의 꾸준한 R&D 투자를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97년 이후 9년 연속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부품ㆍ소재산업이 이제는 우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는 것이다. 부품ㆍ소재산업의 3분기 무역흑자는 240억 달러를 기록해 전체 무역흑자 90억 달러의 2.7배에 달할 정도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한해 부품ㆍ소재분야의 무역흑자는 전년대비 41% 증가한 319억 달러에 이를 것 전망이다.
● [인터뷰]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R& D투자는 위기극복의 가장 큰 밑거름"
"연구개발비는 미래를 내다보는 선행투자다"
"크고 작은 시련이 있을 때 마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가져야 한다고 연구원들에게 이야기 합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전공정의 핵심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등 세계적 기술력을 과시하는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47) 사장은 "R&D투자가 경영철학의 1순위로 이 것이 바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는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며 840여 개의 특허등록증이 이를 대변한다고 강조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가장 큰 경쟁력을 기술력으로 꼽는 황 사장. 그는 1999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되면서 공모자금을 모두 연구개발에 투자할 때도, 2001년부터 3년 동안 누적손실이 1,200억원을 넘어설 때도, 모든 비용은 줄었지만 R&D투자는 감소시키지 않을 만큼 연구개발에 주력했다.
황 사장은 "장비업체에게 연구개발비는 미래를 내다보는 선행투자로 지금은 당장 힘들어도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는 회생을 위한 가장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회사의 모든 건물 출입문에 경쟁업체와의 1인당 생산성을 비교해 놓는 실적(표)을 붙여놓으라고 지시했다. 경쟁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R&D투자 등을 비교해 연구개발비 투자가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임직원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조치다.
황 사장은 "경쟁업체보다 모든 면에서 30%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해야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