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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006400)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일본 AESC와 LG화학, 파나소닉과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4강 체제를 이룬 삼성SDI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배터리 시스템 일관 사업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세계적인 명차 브랜드인 BMW와의 파트너쉽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 전망이 말 그대로 '쨍쨍' 빛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인 B3와 IHS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600만대에서 2017년 4,700만대, 2020년 7,700만대로 연평균 24%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장밋빛 미래를 가시화하려는 삼성SDI의 보폭은 최근 들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월 '깜짝' 인수·합병(M&A) 소식을 내놓아 관련업계를 놀라게 했다. 세계적 자동차 부품회사인 오스트리아 마그나(Magna) 사의 전기차용 배터리팩(Pack) 사업부를 인수한 것. 삼성SDI는 이번 인수를 통해 셀부터 모듈, 팩에 이르기까지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의 일관 사업체제 구축에 성공했다.
이준희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셀의 단가는 1킬로와트시(Kwh)당 400달러로 배터리모듈(600달러), 배터리팩(700~800달러)에 비해 가격이 낮은 편"이라며 "삼성SDI가 배터리팩 업체 인수를 통해 일관 사업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더 높은 수준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BMW와의 '전기차 배터리 밀월 관계'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클라우스 드래거(Klaus Draeger) BMW 구매·협력업체 총괄 사장은 지난 18일 BMW 뮌헨 본사에서 열린 BMW그룹 연례 기자회견에서 "삼성SDI 외에 다른 업체에서 납품을 받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7월 영종도의 BWM 드라이빙 센터에서 BMW 그룹과 배터리셀 공급을 향후 수년간 수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삼성SDI와 BMW그룹은 지난 2009년부터 전기차 관련 파트너쉽을 체결한 이래 끈끈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2013년 말 삼성SDI의 60Ah(암페어아워급)급 배터리를 장착한 BMW의 전기자동차 'BMW i3'가 출시됐고, 지난해 6월에는 삼성SDI의 고성능 배터리가 장착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스포츠 쿠페인 'BMW i8'이 시장에 나온 바 있다. 이준희 연구원은 "순수 전기차 i3가 미국에서 월간 1,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삼성SDI의 배터리를 장착한 폭스바겐의 PHEV 차량이 출시될 예정인 만큼 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 실적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삼성SDI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8월 중국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시안공장은 중국에서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 최초로 전기차용 배터리셀 제품 전공정을 일괄 생산,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4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연내 완공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2020년까지 중국 공장에서 매출 10억 달러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