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광받고 있는 배당주펀드 수익률이 주춤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3조원 가까운 자금이 배당주펀드로 유입되면서 안정적인 초과수익을 내기에는 단기간에 덩치가 너무 커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조만간 배당수익률이 예금금리를 앞지를 것이라며 배당주펀드 투자는 앞으로도 유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체 배당주펀드로 387억원이 유입됐지만 2월 들어 122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매월 자금이 유입되던 배당주펀드에서 처음으로 자금이 유출된 것이다. 연초후 수익률도 3.26%로 같은 기간 중소형주식(5.87%)펀드는 물론 전체 일반주식형펀드 수익률인 3.42% 보다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년 수익률이 13.02%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배당주펀드 수익률은 크게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수익률 하락과 자금 유출로 배당주펀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에 흔들리지 말고 장기투자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승 추세를 보일 배당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예금금리를 곧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명목 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 기준 정기 예금 금리는 1.12%까지 낮아졌다. 2013년말 기준 국내 유가증권 상장기업 배당수익률이 1.1%인 점을 감안하면 곧 역전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현재 배당수익률은 1% 초반대에 머물고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배당 정책과 투자자들의 배당요구가 더욱 확대되면서 기업 배당성향 또한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조만간 배당 수익률이 예금금리를 추월할 것으로 보이고 저금리·저성장 상황에서 배당주펀드는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상품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배당 확대 추세 속에 어떤 상품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파악해 선별적으로 투자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전체 배당주펀드 수익률이 주춤하지만 주요 배당주 펀드들은 선별적 종목 선정으로 수익률이 상승하는 등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배당리더 1(주식)(A)'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9.79%를 나타내며 전체 배당주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민상균 한국투지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차장은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아시아 국가들, 특히 중국 구매력 확대의 수혜를 입고 있는 필수 소비재 업종과 단말기 유통법 이후 마케팅 비용 감소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통신 업종 등 저금리 기조하에 배당투자 메리트가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해 성과가 좋았다"며 "앞으로도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중장기 배당성향 개선과 함께 주주가치 증대가 가능한 종목들을 발굴해 투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업종 내 높은 배당수익률 순으로 종목을 구성해 투자하는 'KB배당포커스자(주식)A Class'도 7.49%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 중 배당성향이 증가하거나 배당성향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KDB코리아베스트고배당 1[주식]C'의 수익률도 5.38%를 나타냈다. 배당주펀드의 대표격인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도 3.38%의 수익률을 냈다. 이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4.80%로 장기 운용에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다.
배당주펀드 투자 시점에 대해서는 배당락일이 이전에 하는 게 유리하지만 장기 투자 상품인 점을 고려하면 특별히 유리한 투자시기는 없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배당주펀드는 그 해 발생한 이득은 당해년도에 적용하는 발생주의 원칙에 따라 기업에서 배당 발표가 난 이후 배당락일에 펀드 기준가에 배당에 대한 이익이 반영된다. 즉 실제 배당금은 다음해 3월께 들어오지만 연말에 예상 배당금을 산정해 펀드에 담는다. 예상 배당금은 12월말 각 기업별 배당규모를 조사해 반영한다. 배당락일 이후에 펀드에 가입하면 예상 배당금액이 포함된 펀드 기준가에 투자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배당주 펀드는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펀드가 아니기 때문에 특정 시점 보다는 얼마나 먼저 들어오느냐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난다고 보고 있다. 빨리 가입할수록 좀 더 낮은 기준가에 들어오기 때문에 기대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배당성향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 관점에 접근해야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장기 관점에서 본다면 유리한 시기는 언제가 아니라 누가 빨리 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