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손보업계 ‘카드수수료’ 논쟁

“카드수수료만 연간 80억원 정도 나갑니다. 카드로 보험료를 받는다고 해서 매출이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비싼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중소형 손해보험회사 관계자들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불만을 이같이 토로했다. 계약자들이 자동차보험료 등을 카드로 결제하기 때문에 손해보험회사가 신용카드회사에 내는 가맹점 수수료는 중ㆍ소형사의 경우 회사별로 한 해에 80억원 안팎, 대형사의 경우는 400억원을 넘고 있다. 업계 전체로 대략 1,200억원 정도가 카드수수료로 지출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로서는 엄청난 부담인 것이다. 특히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격히 올라 3월말 결산에서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당연히 카드수수료에 불만이 터질 수 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부 신용카드사들은 작년말과 올초 또 다시 수수료율을 올렸다. BC카드는 2%대 초반이던 수수료율을 3%대로 대폭 올렸고 삼성카드와 국민카드 등 대형카드사들도 이런저런 명목으로 인상했다. 더구나 문제는 업종간 카드수수료율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손보업계의 평균 카드수수료율은 3.24%인 반면 골프장, 주유소 등의 업종이 종합병원 공과금서비스와 같은 1.5%에 그치고 있다. 할인점, 홈쇼핑, 자동차, 노래방 등 소비재 취급업종도 2.2%~2.7% 수준으로 3%를 넘지 않는다. 손해보험사가 카드로 받는 보험료의 90%가 `준조세`와 같은 자동차보험료임을 감안하면 3%가 넘는 가맹점수수료는 억울한 셈이다. 결국 손보업계는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산출 근거가 무엇인지 카드사들이 밝혀야 하고 이를 공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감독당국으로서도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힘든 형편. 갈수록 증가하는 대출연체에 몸살을 앓는 카드사들도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올려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대책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상대방의 현실을 무시한 `나만 살고보자`는 식의 영업이 계속된다면 “손해보험사들이 돈을 거둬 신용카드사를 차리는 게 낫다”는 손보업계의 주장이 언젠가는 현실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박태준기자(경제부)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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