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8일만에 순매수… 외국인 돌아오나

선물은 이달들어 4일째 "사자" 포지션 변화 감지<br>美금융시장 불안 여전해 전면복귀 단정은 일러<br>코스피 中부양책 실망매물에 약보합세로 마감



외국인 투자가들의 길고 긴 순매도 행진이 일단락됐다. 외국인들은 5일 무려 18거래일 만에 현물시장에서 순매수하고 선물에서도 대규모 ‘사자’에 나서며 오랜만에 현ㆍ선물 쌍끌이 매수를 연출했다. 그래서 한동안 지속됐던 외국인의 매도포지션이 바뀌며 증시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외국인들은 그동안 선물과 현물에서 동시에 매도에 주력했으나 이처럼 매도 공세를 누그러뜨릴 경우 적어도 수급 측면에서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금융불안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이 쉽사리 순매수로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7일 연속 순매도 공세에 마침표 찍어=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1.08포인트(0.10%) 하락한 1,058.18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뉴욕증시 상승세 등에 힘입어 초반에는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전일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 작용했던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개인들의 실망매물에 프로그램 매물(1,900억원)까지 추가되면서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로 전환함으로써 새로운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1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17거래일 동안 지속된 매도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2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날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사자’에 나서며 오랜만에 선ㆍ현물 동시 순매수를 보였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의 추가적인 중국부양책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투자자들이 실망하는 바람에 약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면서 “그러나 외국인들이 선물에 이어 현물에서도 순매수로 돌아선 점은 눈에 띈다”고 말했다. ◇선물에 이어 현물에서도 포지션 변화 조짐=외국인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3거래일 연속 안정세를 보이고 동유럽 국가 부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지자 이머징마켓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순매수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들이 현물시장에서는 이날에서야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선물시장에서는 이미 이달부터 순매수로 기조를 바꾸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났다. 즉 선물시장에서 먼저 매도포지션을 정리한 후 현물시장으로 움직였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외국인은 연속 순매도를 시작한 지난 2월10일부터 2월 말까지 선물시장에서 모두 3만2,000계약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3월 들어서는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이며 5,000계약을 넘게 사들였다. 특히 이날 외국인의 선물순매수는 한달 만에 가장 많은 3,846계약에 달했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들어 선물에 이어 현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한동안 지속됐던 매도포지션의 변화가 감지되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기조변화 여부는 좀더 두고 봐야=외국인이 연속 순매도에는 일단 종지부를 찍고 선물시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였지만 이를 ‘바이(Buy) 코리아’를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들은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등 IT업종만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아직까지 국내 증시 전반에 대한 시각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상황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전환은 해외증시 반등과 환율 안정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금융시장 불안 등 외부 여건을 감안할 때 순매수 기조로의 복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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