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100명이 넘는 집단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한겨레신문이 30일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와 대구시 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이 사실을 보고받고도 5개월 동안 경찰에 신고하거나 자체 실태파악조차 하지 않는 등 사건 감추기에만 급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교조를 비롯 학부모단체, 여성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가 파악한 실태에 따르면, 2006년 1학기부터 최근까지 5∼6학년 남학생들이 3∼4학년 남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단 성폭행과 성추행 등을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초등학생들의 성폭력 사건은 지난해 11월 이 초등학교의 한 교사가 교실에서 성행위를 흉내내는 학생들을 발견해 상담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
교사들의 상담 과정에서 이름이 거론된 학생수는 가해·피해자를 합쳐 모두 100명이 넘었고, 특히 여학생을 상대로 한 집단 성폭행 사건도 여러 차례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 학생들은 주로 인터넷에서 포르노물을 보고 이를 흉내내는 방식으로 성폭력을 저질렀으며 학교 안, 놀이터, 부모가 없는 집 등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교사들에게는 이 문제를 공개하지 말도록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건을 보고를 받은 대구시교육청도 실태 조차 파악 하지 않고 사실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대책위는 30일 오전 대구시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와 피해자들의 치료에 정부가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