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9일] 산별교섭에 구속받지 않겠다는 현대차 노조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가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안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지부교섭에 집중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올 노사협상 타결의 큰 고비를 넘었다. 현대차 노사는 그동안 의견이 맞서온 중앙교섭 참여 문제에 대해 잠정 합의안을 마련, 지난 7일 협상에서 최종 마무리하려 했으나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이 반대해 확정하지 못했다. 이에 현대차 노조는 금속노조의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 이 중앙교섭안을 그대로 상정해 승인절차를 밟되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지부교섭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중앙쟁대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중앙교섭 문제는 그것으로 일단락짓고 사측과의 임금협상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지부의 결정은 중앙교섭 문제에 막혀 조합원들의 권익과 직접 관련돼 있는 지부교섭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현실여건을 감안한 것으로 올바른 결정이다. 이는 산별교섭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 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가진 후 그동안 14차례의 협상을 벌였으나 중앙교섭 참여 문제로 마찰을 빚었을 뿐 정작 조합원들의 최대 관심사인 임금문제 등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대화를 거의 하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난항 끝에 노사 양측이 서로 양보해 중앙교섭 참여 문제에 대해 의견접근을 봤으나 금속노조의 반대로 다시 협상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중앙교섭 문제 때문에 지부별 노사교섭은 뒷전으로 밀리고 지부교섭이 타결돼도 최종 교섭권한을 가진 산별노조가 반대할 경우 지부교섭은 소용없는 것이 돼 협상이 한없이 늘어지면서 불필요한 손실을 초래하는 문제점이 현실화한 것이다. 현대차 노조의 결정으로 현대차 노사협상의 본안 격인 임금협상이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임금인상폭과 주간 2교대 근무제 등에 대한 노사 간의 입장차가 커 지부교섭도 진통이 예상된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 세계경제 성장 둔화로 자동차시장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일본 도요타까지도 이익감소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판이다. 현대차 노사는 어느 때보다 노사평화가 중요한 시점이라는 인식 아래 원만한 타결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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