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금융ㆍ리스를 전문으로 하는 국내 캐피탈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13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두산캐피탈(옛 연합캐피탈)이 오는 9월 중국에서 영업을 시작하고, 현대ㆍ효성ㆍ대우캐피탈 등도 올해 안에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다. 또 내년에는 러시아ㆍ베트남ㆍ인도ㆍ미국ㆍ유럽 등에 현지 법인을 세우는 캐피탈업체들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캐피탈은 이달 중 자본금 1,000만 달러를 투자해 중국에 할부금융업체를 설립한다. 김왕경 두산캐피탈 대표는 “이미 지난 3월 중국 정부로부터 영업허가를 받았고, 올 9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며 “내년에는 러시아ㆍ인도ㆍ베트남 등지로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두산캐피탈은 지난해 12월 두산그룹에 편입되면서 중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건설장비 제조ㆍ판매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중국 매출은 건설기계 분야에서만 8,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두산캐피탈은 올해 4개 점포를 열고, 기계류에 대한 할부금융상품 판매에 나선다. 효성캐피탈은 올 상반기 중 중국에 리스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과 공동작업을 시작해 현재 금융감독원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중국 사무소를 현지법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GE머니와 공동으로 중국 할부금융회사를 설립해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할부금융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내년에는 현대ㆍ기아차가 많이 팔리는 미국과 유럽시장에 자동차 할부금융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우캐피탈은 2ㆍ4분기 중 북경 사무소를 개설한 데 이어 3ㆍ4분기에는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한국기업이 많은 요녕성ㆍ청도 등을 대상지역으로 꼽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도 구상중이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10월 외환ㆍ한국캐피탈 등과 공동으로 500억원 규모의 중국 부실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실사까지 마쳤지만 가격차이를 좁히지 못해 실패했다. 신한캐피탈은 프로젝트 단위로 투자를 진행 한 후 가능성이 보이면 현지법인을 설립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종규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포화상태에 도달한 국내 여신금융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해외진출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대형사와 그룹사 물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