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10일] 원고(高) 가능성에 대비할 때

하반기 들어 지속되고 있는 환율하락 추세가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글로벌 인사이트는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올해 말 1,102원으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1,010원, 이어 오는 2012년에는 900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처럼 원화가치가 지속적으로 절상될 것으로 전망되는 주된 이유는 무역흑자폭 확대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 극복 이후 최대 과제가 물가안정이라는 점에서 원화절상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문제는 단기간에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경우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특히 금리인상을 비롯한 출구전략이 진행 중이고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과 맞물릴 경우 '신3고'로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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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흑자확대, 빠른 경제회복 등 우리 경제 상황에 비춰 원화 절상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올 상반기 경상흑자는 116억달러로 올해 예상치 120억달러에 육박했고 지난 1~7월 무역흑자 역시 233억달러로 연간 목표치 230억달러를 이미 달성했다. 외환보유액도 7월 말 현재 2,860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상반기 성장률은 7.6%에 달했다. 더구나 미국경제 회복세가 주춤하면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여건과 외환시장 수급상황을 감안할 때 원ㆍ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추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환율이 단기간에 지나치게 하락하는 경우 국내 수출기업들의 상당수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수출제조업체들이 수출해서 이익을 내는 마지노선은 달러당 1,050~1,100원 수준이다. 이는 만약 내년에 원화환율이 1,010원 수준으로 떨어지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수출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임을 의미한다.

환율하락에 따른 이 같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외환시장의 안정적 운용을 통해 환율 급변동을 막을 필요가 있다. 수출기업들도 고환율에 의존하는 타성에서 벗어나 경영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고(高)시대를 헤쳐나가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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