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삶 그리고…] 변대규 휴맥스 사장

셋톱박스 일류기업 넘어 '글로벌 가전업체' 도전<BR>96년 亞최초로 셋톱박스 개발·자체브랜드 수출<BR>이젠 디지털TV·휴대단말기 키워 "매출 1조 목표"



셋톱박스 PVR-9200T

[CEO 삶 그리고…] 변대규 휴맥스 사장 셋톱박스 일류기업 넘어 '글로벌 가전업체' 도전96년 亞최초로 셋톱박스 개발·자체브랜드 수출이젠 디지털TV·휴대단말기 키워 "매출 1조 목표"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셋톱박스 PVR-9200T 관련기사 • [CEO 삶 그리고…] 휴맥스는 변대규(46) 휴맥스 사장은 ‘벤처 1세대의 모범생’ ‘벤처업계의 신사’로 불린다. 같은 세대 벤처기업인들이 무리한 확장전략과 분식회계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가운데 ‘외도’를 삼가며 휴맥스를 셋톱박스 분야의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키워냈기 때문이다. 변 사장은 지난해 매출 6,182억원에 9%(527억원)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올해 목표는 매출 8,000억~8,500억원에 영업이익률 7.5%(600억~640억원).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박사 출신인 변 사장이 대기업 취직 대신 고단한 창업의 길을 걷게 된 데는 권욱현 교수의 영향이 컸다. “여러분도 휴렛패커드(HP)같은 회사를 만들어보라”는 지도교수의 권유에 자극받은 그는 89년 동료ㆍ후배 공학도 6명과 함께 학교 근처에 휴맥스의 전신인 건인시스템을 차렸다. ‘책상물림’들이다 보니 창업 이후 5년간 용역사업을 하면서 좌충우돌하다 영상 위에 자막을 올릴 수 있는 PC용 영상처리보드를 개발, 시장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노래방 붐이 일자 가정용 CD 가요반주기를 개발해 ‘휴맥스’ 브랜드로 출시,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하이테크 벤처를 꿈꿨던 창업멤버 한 명이 회사를 떠났다. 변 사장이 셋톱박스와 인연을 맺은 것은 95년 초 삼성물산이 호주의 한 방송국에서 디지털 위성 셋톱박스를 구매한다는 입찰안내서를 갖고 와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그는 잘 나가던 가요반주기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맨 땅에 헤딩’하면서 개발에 매달렸다. 약속기한인 1년을 넘긴 96년 9월 세계 세번째,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위성 셋톱박스를 개발해 이탈리아 등지에 첫 수출한 기쁨도 잠시. 경험과 기술 부족으로 리콜이 쏟아져 들어오고, 목표로 삼았던 방송사가 합병돼 시장을 잃은 데다 거래하던 기업마저 부도를 내 하루하루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든 신세가 됐다. 하지만 리콜 과정에서 품질 관련 노하우가 쌓이고 일반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뒷골목(틈새시장)’ 전략의 약발이 먹혀들면서 수렁에서 탈출했다. 회사 이름도 브랜드와 같은 휴맥스로 바꿨다. 주위에서 “중소기업이 자체 브랜드로 해외사업을 하는 것은 무모하다”면서 말렸지만 변 사장은 “남의 상표로 수출해선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버틸 수 없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새로운 기능의 제품을 가장 먼저 출시하는 업체로 인식되면서 방송국, 중동ㆍ미국ㆍ일본 등지로 시장을 넓혀 갔다. 변 사장은 최근 ‘숙원’이던 경인방송 인수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방송사업자가 되면 외국 방송사에 프로그램과 셋톱박스 등을 함께 수출할 수도 있고, 방송이 디지털화ㆍ쌍방향 서비스화 추세를 누구보다 잘 리드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도전장을 냈는데 방송위원회의 선정기준이 ‘컨소시엄간 합종연횡’으로 기울자 원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휴맥스는 그 대신 디지털TV, 휴대용 단말기를 셋톱박스와 함께 3대 축으로 삼아 조만간 매출 1조을 넘는 ‘글로벌 소비자 가전업체’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변 사장은 “지난해 수년간의 정체의 늪에서 탈피,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큰 계기를 마련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대기업으로 발전하려면 내부 경영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규모와 한국ㆍ중국ㆍ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ㆍ품목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보강, 업무 프로세스 재정비 등 경영시스템을 혁신하고 임직원ㆍ조직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책상 위에 놓인 지구본을 보며 ‘세계로 뻗어 나가는 휴맥스’의 정신을 되새기고 있는 변 사장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입력시간 : 2006/02/26 16:37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