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부장조리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업무 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의 어떤 부분이 중국의 국가 이익을 침해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중국 측의 관심과 우려를 중요시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중 차관보 간 협의에서 "사드 문제에 관해 아주 솔직하고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다"면서 "중국 측의 생각을 한국에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한국이 사드 문제에 대해 타당한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사드 문제는 이번 협의의 공식 의제가 아니었다"면서 "양측의 기본 입장을 확인한 것이고 새로운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중국의 우려가 반영되는지에 대해 "국익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류 부장조리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한국이 가입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AIIB의 추진 현황에 대해 설명했고 한국 측이 AIIB의 창립 회원국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표명했다"면서 "한국은 'AIIB 가입에 따른 경제적 실익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답변을 줬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경제적 실효성만 놓고 봤을 때 AIIB 가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동맹국인 미국이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우리나라의 AIIB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AIIB의 창립 회원국으로 들어가 설립 협정문 협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달 중 참여 양해각서(MOU)를 체결해야 한다.
류 부장조리는 이날 차관보 협의 모두발언에서 "중한 관계의 많은 문제에 대해 아주 허심탄회하게 전면적으로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면서 "글로벌적으로도, 지역적으로도 양자 관계로 볼 때 올해는 중한 양측이 모두 해야 할 일이 많다. 중한 양국은 교류를 강화하며 의견을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 부장조리는 지난해 7월부터 한반도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업무 협의를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입국한 류 부장조리는 제주도를 방문한 뒤 18일 일본으로 건너가 중일 안보대화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