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중화 급진전 고성장 호황/’96 인터넷 시장 결산

◎이용자 75만명… 작년비 신장률 82%/인터넷폰 등장 통신시장 개념 바꿔/김대중 총재 등 정치인도 대거 참여/통화체증·사이버 범죄 과제로 남아자동차의 대중화는 주차장같은 출·퇴근길 도로 위에서 느낀다. 마찬가지로 극심한 통화체증에 시달리다 보면 인터넷의 대중화를 실감할 수 있게 된다. 96년 인터넷 시장은 「대중화」라는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이용자 증가추세, 사회 분위기, 사업자들의 사업 획 및 방향 등 모든 면에서 그랬다. 심지어 대중화 속도가 기반 시설을 앞질러 통화체증이 극심해지자 「인터넷은 인터넷」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한국전산원에 따르면 96년 11월 현재 인터넷을 쓰고 있는 사람은 75만명을 넘이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말 현재 이용자는 36만6천명이었다. 올 한해에만 30여만명이 인터넷 대열에 동참한 것이며 누적 신장률은 82%에 달했다. 93년말 현재 고작 7만여명이 인터넷을 사용했던 것을 고려하면 대중화의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기업 등 기관의 상황도 똑같다. 지난해말까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기관은 5백63개였다. 그런데 올해에만 1천8백9개 기관이 새로 가입, 무려 3백21%의 성장률을 보였다. 93년에는 불과 47개 기관만이 인터넷을 사용했다.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도 늘었다. 11월말 현재 93년보다 10배 많은 7만대의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 특히 올해에만 3만여대가 새로 인터넷에 연결됐다. 사업자 수도 늘었다. 93년 3개에 불과하던 인터넷 사업자는 94년 6개, 95년 11개 등으로 꾸준히 늘더니 올해에도 새로 5개 업체가 참여, 모두 16개업체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대중화의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보다 신기술 및 새로운 서비스의 잇단 등장으로 인터넷의 이용가치가 거의 무한대로 넓혀졌다는 점이다. 인터넷폰과 인터넷팩스의 등장은 통신시장의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 만큼 정보통신 시장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쳤다. 또 인터넷방송, 인터넷잡지 등 인터넷이 기존 매체를 대체해가는 모습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기존 PC통신과 인터넷의 경계가 서서히 허물어져 기존 PC통신 사용자들을 흡수한 것도 주목된다. 정보의 보고로만 알려졌던 인터넷이 그야말로 사회 각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음을 실증해가고 있는 것이다. 자바, 액티브X, 쇼크웨이브, 인트라넷, 웹브라우저 등 관련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이것을 가능케했음은 물론이다. 인터넷은 이에따라 정치, 경제, 문화 등 범사회적으로 활용됐다. 각 기업은 인터넷을 통한 고객과의 밀착경영, 인터넷 신입사원 원서접수, 인트라넷을 통한 사내 전산화 등 소위 「인터넷경영」을 본격화했다. 또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 김덕룡 정무장관 등 각계 사회 지도급 인사들도 인터넷에 잇따라 홈페이지를 만들며 인터넷 열기에 동참했다. MBC, KBS 등 방송국들도 인터넷으로 자사방송을 세계에 중계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은 사용료인하, 새로운 부가서비스 제공 등 값싸고 풍부한 서비스로 이같은 인터넷 열기를 흡수해나갔다. 삼성데이타시스템의 유니텔이 「인터넷의 대중화」라는 서비스 이념을 바탕으로 올해 1월부터 실시해온 인터넷 무료서비스를 무기한 연장하자 한국통신의 KORNET, 데이콤의 보라넷 및 천리안인터넷, 한국PC통신의 KOLnet, 아이네트 Inet 등 대다수의 인터넷서비스가 잇따라 이용료 인하를 단행했다. 사업자들은 또 해외에서도 국내에서와 똑같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국제 로밍서비스, 인터넷을 통해 멀티미디어 형태로 다자간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인터넷 머드 게임 등 새로운 서비스를 잇따라 창출했다. 이와함께 회선 증설 및 증속에도 앞다퉈 나섰다. 특히 ISDN 인터넷, CATV망을 이용한 인터넷, 위성 인터넷 등 인터넷의 속도를 배가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선보이거나 이에 대한 실험 및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그러나 인터넷 대중화는 사업자 등 많은 관계자에게 더 많은 숙제를 남겼다. 통신지체, 사이버범죄, 프라이버시침해 등 역기능의 수위도 그만큼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이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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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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