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남북관계 '냉랭' 북·중 경협은 '탄력'

'황금평' 8일 착공… 장성택 등 1,000여명 참석

중국에 더 방점이 찍혀 있었지만 그래도 중국과 우리 정부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던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비밀접촉 폭로' 이후 추를 중국 쪽으로 확실히 옮겼다. 북한은 지난달 말 이후 우리 정부를 향해 연일 강경발언을 하거나 서해안에서의 단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는 등 무력시위를 벌이는 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이후 중국과의 경협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분위기를 반영하듯 북한과 중국은 8일 압록강에 있는 섬인 황금평의 대규모 개발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 착공식에는 북한에서 북중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과 리수영 합영투자위원장, 중국에서는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이 참석했다. 또 양국 관료와 초청인사, 단둥과 황금평 현지주민, 공사인부 등 총 1,000명이 참석해 북중 경협을 과시하는 축제 분위기도 연출됐다는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분위기를 북중 관계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의 북중 경협처럼 일방적인 경제지원이 아닌 '호혜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중국 역시 중앙정부가 북중 경제협력을 챙기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최명해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앞으로 북중 간 경제협력은 뜨겁게 진행될 것"이라며 "중국의 중앙정부가 주도해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중국 쏠림 현상에 대해 해석은 분분하다. 무엇보다 외교적으로도 고립돼 있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곤궁한 현상황을 타개할 열쇠를 북중 관계에서 찾으려 한다는 해석이 많다. 또 우리 정부에는 더 기댈 일이 없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압박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동시에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미국의 식량지원이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중 경협에 탄력이 붙고 있는 반면 남북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우리 정부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8일 "북한이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대화의 장(場)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한 데서 드러나듯 기존의 대북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어느 한쪽의 변화가 없는 한 남북이 주체가 된 관계개선은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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