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홀(파3).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군 타이거 우즈(미국)가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 대신 검지를 하늘로 들어 올렸다. '넘버 원'은 자신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듯했다.
우즈가 제110회 US오픈골프대회 셋째 날 5언더파 66타를 뿜어내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발판을 마련했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1ㆍ7,040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우즈는 보기 3개를 적어냈지만 버디 8개를 쓸어 담았다. 2라운드까지 중위권에 머물렀던 그는 중간합계 1언더파 212타로 선두 더스틴 존슨(미국ㆍ6언더파)에 5타 뒤진 단독 3위에 올라 통산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2위는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ㆍ3언더파).
퍼트가 살아난 우즈는 전반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꾼 뒤 후반에 버디 5개를 몰아쳤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티샷을 오른쪽 나무 뒤편으로 보냈지만 260야드를 남기고 친 3번 페어웨이우드 세컨드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아깝게 이글을 놓쳤다.
세계랭킹 1위를 추격하고 있는 필 미켈슨(미국)은 2오버파 73타를 쳐 어니 엘스(남아공)와 함께 공동 5위(1오버파)에 자리했다.
2라운드까지 10위 내에 들었던 최경주(40)는 6타를 잃고 공동 23위(7오버파)로 밀려났다. 그러나 공동 10위와는 3타 차이여서 '톱10' 입상은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처음 US오픈에 출전한 노승열(19)은 전날 공동 26위로 가볍게 컷을 통과했으나 이날 5타를 잃어 공동 42위(9오버파)까지 떨어졌다. 양용은, 나상욱, 아마추어 안병훈은 컷오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