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업들 '경쟁'에서 '상생'으로

경쟁 격화 속 동종업체간 '적과의 동침' 활발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게 기업 생존 게임의 변하지 않는 `룰'이다. 갈수록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견제도 심해지고 있지만 동시에 전략적 제휴,합종연횡 등 생존을 위한 경쟁업체간 `상생 관계' 모색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일본 소니사와 포괄적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대규모 특허 공유의 `물꼬'를 텄다. 이번 계약은 디지털 기술이 점점 컨버전스화, 네트워크화되는 가운데 한 업체의힘으로 완전한 기술 자립이 힘들 바에야 특허에 대한 공유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기술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시장의 주도권을 잡자는 취지에서 출발한것으로 기존의 크로스 라이선스가 특정 기술에 국한됐던 점에 비춰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과 소니간 돈독한 관계는 지난 2001년 8월 삼성이 소니에 플래시 메모리를 공급하고 차세대 메모리카드로 소니의 메모리스틱을 채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 올 3월 LCD 합작법인인 `S-LCD' 설립의 결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양사는 또 차세대 광디스크 표준화 경쟁에서 블루레이 진영을 주도하면서 도시바, NEC 등이 중심이 된 `HD' 진영에 맞서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니외에도 지난해부터 NEC, HP, 메이텍, 산요, IBM, 도시바 등과컴퓨팅 시스템, 잉크젯 프린트, 드럼세탁기, 에어컨, 나노 로직 기술, 광스토리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이어 제휴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9월에는 도시바와 세계 1위를 목표로 광스토리지 합작사 TSST를 세웠으며 향후 양사간 생산분야도 통합키로 했다. LG전자도 지난 99년 9월 GE와 공동 개발, 디지털 백색가전 1호 제품을 내놓기도 했으며 99년과 2001년 필립스와 잇따라 LCD 및 브라운관 부문 합작사인 LG필립스LCD,LG필립스디스플레이를 설립, 성공적인 합작사례로 정착시켰다. 최근 PDP 분쟁으로 다소 서먹서먹해지긴 했지만 2001년 중국 후발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마쓰시타와 에어컨 분야에서 포괄적 제휴를 맺은 이래 시장 동향 및생산기술, R&D, 해외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긴밀한 `공생 관계'를 유지해왔다. LG전자는 또 홈 네트워크 시스템과 관련, 2002년말 `LG 홈넷' 브랜드를 도입한 이래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20여개 관련회사와 MOU를 체결, 관련 규격을 제공하는등 표준화 주도권 확보를 위한 `세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지난 5월 전략적 제휴를 해소, 약 4년간의 동맹 관계를 청산했지만 현대차가 독자개발한 최첨단 파워트레인으로 `쏘나타'에 최초 장착된 `쎄타 엔진'을 다임러 크라이슬러, 미쓰비시에 공급하는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규모의 LNG선 `수주전'으로 이목을 끈 올 하반기 엑손 모빌 프로젝트 2차 입찰에서는 조선 `빅 3'로 경쟁관계에 있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해외 입찰로는 처음으로 컨소시엄을 구성, `적과의 동침'에 나서 관심을 끌었다. 포스코는 2000년 8월 신일본제철과 지분 3%를 맞교환하면서 전략적 제휴를 맺은 이래 부문별 기술교류회를 갖고 해외 광산 및 기술 개발에 공동으로 나서고 있다. 동국제강도 JFE 스틸(구 가와사키제철)과 포괄적 협력협정을 맺고 원자재 조달과 기술 협력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부제강과 현대하이스코도 JFE스틸과 자본제휴를 통해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 급변하면서 100% 완전한 독자생존이란 힘들기 때문에 서로 강점인 요소들을 접목, `윈-윈' 효과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치열한 경쟁에서살아남기 위한 `적과의 동침'이 업종별로 가속화되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 특정 이슈별로 `연합군'의 위세를 발휘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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