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쳇바퀴 도는 공교육

[동십자각] 쳇바퀴 도는 공교육 임웅재 jaelim@sed.co.kr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를 보면 40대 초반인 기자가 30년 전쯤 중학교에 다닐 때와 교육여건이 크게 달라진 게 없어 안타깝다. 한 학급당 학생 수가 60여명에서 40명 수준으로 줄고 교과서가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었지만 이론 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여전한 것 같다. 읍(지금은 시) 소재지에서 중학교를 다닌 기자는 '농업'이라는 교과과목을 배웠지만 직접 화초ㆍ과실수 등을 심고 가꿔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기술' 시간에도 톱ㆍ대패질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이 지금 생각하면 쓸데없는 것들을 달달 외웠다. 도시 학생들이 배우던 상업ㆍ공업을 배울 기회도 없었다. 요즘 초ㆍ중ㆍ고교생들의 학교생활도 마찬가지다. 평일 교육 과정도 그렇고 놀지 않는 토요일에 하는 특별(계발)활동이나 재량활동도 시간 때우기식으로 허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공교육 과정에서 우리 자녀들이 재봉ㆍ바느질, 요리, 망치ㆍ대패ㆍ사포질과 페인트칠을 배우고 화초ㆍ채소 등을 재배해볼 수는 없을까. 미국 등에서는 이런 실습교육은 물론 자동차 운전면허를 따는 것도 공교육 과정에서 이뤄지고 있지 않은가. 학교마다 이런 시설을 갖추기 힘든 게 현실이므로 여러 학교ㆍ지역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실습시설을 만들거나 그런 시설을 갖춘 곳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초ㆍ중ㆍ고교에서 이런 실습 위주의 교육과 통합과학(물리ㆍ화학ㆍ생물ㆍ지구과학) 교육이 활성화되면 공대ㆍ제조업을 기피하는 사회풍조도 다소 누그러지지 않을까. "국내 조선 관련 업체들이 기본설계 등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유럽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한 채 상세설계ㆍ용접기술 등에 의존한다면 머잖아 중국ㆍ인도 등 후발주자들에게 추월당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공대ㆍ제조업 현장을 기피, 설계 등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도 인도ㆍ베트남 등 외국 엔지니어 고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연 매출액이 2,000억원을 넘는 한 중견 조선기자재업체 사장의 이 같은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으려면 우리 정부와 교사ㆍ학부모들에게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것 같다. 입력시간 : 2007/03/25 16:28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