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우성(41)씨는 주말이면 뚝섬ㆍ용인 등 가까운 승마장을 찾는다. 평소 승마에 관심을 가져온 그는 한국마사회의 무료 승마교육을 받고 난 뒤 이를 본격적으로 즐기고 있다. 김씨는 "한두 시간 말을 타고 나면 온몸에 땀이 날 정도로 육체적으로도 좋고 끝난 뒤 말을 씻겨주면서 동물과 교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 애찬론을 펼쳤다. 앞으로는 도시근교 승마체험장에서 이처럼 승마를 즐기는 인구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농어촌형 승마체험장을 확대하고 말 산업을 육성해 승마를 귀족 스포츠에서 대중 스포츠로 활성화한다는 구상을 가졌기 때문이다. 2일 농림수산식품부ㆍ한국마사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말 산업 육성법을 제정해 종합적으로 말 산업을 키울 계획이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오는 2014년까지 연간 10개소씩 도시인근 농어촌 지역 승마체험장 수를 110개가량 신설할 계획"이라며 "말을 매개로 도시와 농촌을 잇고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승마장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승용마 확보 10두 이상, 규모 실외 3,000㎡, 실내 1,500㎡ 이상 등의 까다로운 설치기준이 적용된다. 따라서 전국의 승마장은 200여곳이 되지만 실제로 신고된 곳은 70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가 구상하는 농어촌형 승마체험장은 논길ㆍ들녘ㆍ백사장 등 면적이 크지 않고 보유마가 많지 않더라도 농어촌에서 사육하는 말을 활용해 말 트레킹과 승마체험 등을 하며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승마체험장 설치기준을 승용마 확보 3두 이상, 마장 500㎡ 이상+승마산책로 50m 이상, 말조련사ㆍ재활승마지도사ㆍ체육지도사 1명 이상 등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또한 농식품부는 농어촌형 승마체험장의 재해보험 가입 의무화 및 재해보험료 일부 지원도 말 산업 육성법에 담고 말 산업 인프라 확충. 우수 승마장 인증, 승마 체험비 우선 지원 등을 추진해 활성화를 촉진한다. 이 외에도 말 사육두수를 올해 2만5,000두에서 2014년 5만두로 늘리고 지역별 교육기관을 지정해 생산ㆍ조련 전문인력도 양성하기로 했다. 특히 농식품부는 체계적인 지원과 투자유인을 위해 말 산업 특구를 지정해 규모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특구로 지정되면 자금지원ㆍ세금감면 등의 특례가 인정된다. 현재 제주ㆍ영천 등이 유력한 후보지다. 이처럼 정부가 말 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은 경마를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 말의 활용 및 산업발전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말 산업의 산업유발 효과는 경마가 4조6,000억원(94.7%)인 반면 승마는 2,600억원(5.3%)에 불과하다. 정부는 일본이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지난 1980년대 후반 이후 승마산업이 급성장한 것처럼 국민소득 증가와 비례해 승마 등의 레저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승마 대중화 시대가 눈앞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