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운용사 대표펀드 부활 날갯짓

시황 맞춰 대형주 비중 낮추고 소비주·중소형주 편입 확대

수익률 7~8%까지 크게 올라


각 자산운용사들을 대표하는 펀드들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익률 하락으로 고개를 숙여야 했던 이들 펀드는 시황에 맞춰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소비주·중소형주 등의 편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했고 이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주식)(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55%에 달했다. 지난 2007년 설정액 첫 1조원을 돌파한 후 한국운용의 대표 펀드로 자리잡은 한국투자네비게이터의 지난 6개월간 수익률이 -1.05%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수익률로 대표펀드로서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수익률을 회복하며 명예회복에 나서고 있다.


운용설정액이 1조6,000억원을 넘는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도 연초 이후 4.64%의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 6개월간 수익률이 0.83%에 머물렀던 데서 크게 개선된 것이다. 이밖에 운용설정액 3조2,000억원의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도 지난해 하반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서는 6.07%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고 '신영마라톤 (주식)A'도 올해 8.92%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자 1(주식)Class C'와 '삼성코리아대표 1[주식](A)'도 각각 올 들어 4.84%, 2.4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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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대표펀드들의 수익률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변경한 결과로 보인다. 운용 규모가 큰 탓에 덩치가 큰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로 투자를 했던 대표펀드들은 오랜 박스권 장세와 중소형주 강세장에서 성과를 내기 점점 어려워지자 편입 종목을 교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시총 상위주들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아모레퍼시픽, 무학, CJ E&M 등 시장 상황에 맞는 종목들을 대거 포함시킨 것이다.

실제 한국투자네비게이터의 경우 아모레퍼시픽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펀드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삼성전자에 이어 아모레퍼시픽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 2012년부터 아모레퍼시픽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주당 90만원대였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최근 300만원을 넘어서는 등 20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박현주 한국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은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실적 변동이 없어 정체된 주식이었다"면서 "하지만 당시에도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왔다"고 말했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는 효성, CJ E&M 등을 담고 있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말부터 20~50% 이상 상승했다. KB밸류포커스도 골프존·동원산업·무학 등을 매수했다. 신영마라톤펀드는 편입하고 있는 경기 민감주 및 코스닥 부품·소재주 등이 상승세를 타면서 펀드 전체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

박현준 부장은 "국내외 환경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경기회복시 상승여력이 높은 종목의 편입비중을 늘려갈 것"이라며 "우량 대형주 위주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정부에서 활성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핀테크를 비롯해 산업의 새로운 변화 및 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이라면 종목 크기에 상관없이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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