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은 4.3% 수준에 그치지만 민간소비가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내년에는 수출증가율이 평균 8.9%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경기 성장세는 대부분의 업종에서 둔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산업연구원은 15일 이같은 내용의 '2005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성장.수출 둔화속 내수회복 기대 = 산업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 예상치인 4.9%보다 낮은 4.3%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4.0% 전망보다 0.3%포인트 높은 것이다.
이에대해 산업연구원측은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크게 낮아지는 대신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하반기 민간소비와 투자의 회복 전망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계획중인 한국형 뉴딜정책의 실시가 본격화되면 내년 하반기 이후내수성장세가 탄력을 받아 민간소비 성장률이 상반기 1.9%에서 하반기에는 3.8%로상승, 연간 평균으로는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하반기 호조를 보이며 4.5% 증가가 예상되는 설비투자는 내년에는 내수경기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7.7%의 증가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으며 건설투자는 부동산 경기침체 영향으로 내년에도 3.1%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은 올해 30.7% 증가한 2천534억달러로 대호황을 누렸으나 내년에는 세계경기 성장세 둔화, IT제품 가격약세 및 원화강세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8.9%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반해 수입은 원화강세와 고유가 기조 지속 등으로 1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역흑자 규모도 올해보다는 다소 줄어든 237억달러로 예상된다.
대외변수가 될 국제유가는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으로 30달러 초반에서 안정될것으로 예상되며,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연평균 1천35원 정도로 관측됐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는 경제분야 불확실성 증폭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심리위축이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내년에는 이같은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재 내수회복 기대 = 산업연구원은 내년에는 자동차, 가전, 통신기기, 컴퓨터 등 내구소비재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주력 업종의 수출증가세 둔화를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은 대부분 업종에서 올해보다 증가율 감소가 예상되며 달러 금액기준으로도조선, 일반기계, 석유화학, 통신기기 등만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섬유는 내년 미국, EU, 캐나다 등의 쿼터폐지로 수출 감소가 예상되며 그동안 높은 증가세를 보여왔던 반도체 수출도 일본 업체들의 본격 생산에 따라 세계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도 업종별 수출증가율을 보면 통신기기(19.2%), 일반기계(17.5%), 석유화학(14.1%), 조선(12.6%), 컴퓨터(8.9%), 자동차(8.5%), 가전(7.3%), 반도체(3.6%), 철강(0.8%), 섬유(-7.7%) 등으로 나타났다.
내수성장이 높은 업종은 통신기기(16.0%), 컴퓨터(12.2%), 가전(8.0%), 반도체(7.6%) 등이 꼽혔으나 자본재 및 소재산업인 일반기계(4.0%), 철강(1.5%), 석유화학(1.2%) 등은 국내 산업생산이 크게 개선되지 않아 큰 성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에 주목할 만한 업종은 IT제조업으로 생산증가율이 5%를 상회할 전망이며,특히 통신기기는 15.1%의 높은 증가세가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측은 "올해 30%가 넘는 성장을 주도했던 주력업종의 수출증가율이 내년에는 9.2%에 머물 전망"이라며 "무엇보다 원화절상으로 주력산업 대부분 업종에서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